북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 밝혀

김정은, 남한에는 유화적…미국에는 "핵 단추 책상 위에 있어" 위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북한은 올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접촉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예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신년사에서 보다 구체적인 행동 방침을 언급함에 따라, 남북 간 올림픽을 시작으로 접촉 혹은 대화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1일 오전 9시(평양 시각) 발표한 신년사에서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같이 의의 있는 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남조선에서 머지않아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경기 대회에 대해 말한다면, 그것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로 될 것"이라며 "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견지에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한 핏줄을 나눈 겨레로서 동족의 경사를 같이 기뻐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루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하여야 한다"며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은 이땅에 화염을 피우며 신성한 강토를 피로 물들일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두어야 한다"며 "미국의 핵 장비들과 침략 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의 문제를 외부에 들고 다니며 청탁하여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는 외세에게 간섭의 구실을 주고 문제해결의 복잡성만 조성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북남관계에서 달라진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며 남한 정부가 미국의 대북한 '적대시 정책'을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추종함으로써 정세를 험악한 지경에 몰아넣고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더욱 격화시켰으며 북남관계는 풀기 어려운 경색 국면에 처하게 됐다"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평양 시각)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핵 단추, 내 사무실 위에 있다"

김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며 남한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타격 사정권 위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우리 당과 국가와 인민이 쟁취한 특출한 성과는 국가핵무력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한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29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직후 선언했던 '핵 무력 완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가의 핵무력은 미국의 그 어떤 핵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이라며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에도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핵무기 연구부문과 로케트 공업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들을 대량 생산하여 실전 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적들의 핵 전쟁 책동에 대처한 즉시적인 핵 반격 작전 태세를 항상 유지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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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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