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는 22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인 2397호를 이사국들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올해들어서만 네 번째로, 북한이 화성 15형을 발사한 지 24일 만에 채택됐다.
또 이번 결의안은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채택된 1718호를 시작으로 1874호(2009년), 2087호·2094호(2013년), 2270호·2321호(2016년), 2356호·2371호·2375호(2017년)에 이은 10번째 대북 제재 결의안이다.
결의안에서 안보리는 향후 2년 내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 의무를 포함시켰다. 북한 노동자들의 신규 고용을 금지한 기존 결의안보다 강력한 조치를 발동한 셈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해외에 있는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함으로써 더 이상 북한이 해외 노동자를 외화벌이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미국과 중국은 제재 결의안을 협의하면서 송환 시한을 1년으로 하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여기에 이의를 제기해 시한이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자금줄을 압박하기 위한 수출입 제한도 강화됐다. 기존 결의안에서 제한됐던 북한의 수출품은 석탄, 철, 금, 은, 동, 아연, 니켈, 바나듐, 티타늄, 희토류 정도였지만, 이번 결의안에는 식료품 및 농산품, 기계류, 전기기기, 광물 및 토석류, 목재류, 선박 등으로 품목이 확대됐다.
또 기존 결의안에서 수산물 수출 금지가 명시된 것과 함께 이번 결의안에는 조업권 거래 금지도 포함됐다. 이 역시 안보리가 북한의 외화 통로를 최대한 틀어막겠다는 의도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관심을 모았던 원유 수입 제한은 한계 수치를 명확히 하는 선에서 정리됐다. 지난 9월에 채택됐던 직전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에서는 연간 400만 배럴 정도로 추정되는 대북한 원유 수출을 '현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규정했지만, 이번 결의안에서는 '400만 배럴'이라는 구체적 수치를 결의안에 명시했다.
이와 함께 정유 제품 공급량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직전 결의안인 2375호에서 정유 공급 제품을 200만 배럴로 제한한 것과 비교해보면 4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또 안보리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 또는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 대북한 유류 수출 제한을 추가할 것임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이와 관련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제한하고 향후 지속적인 유류 수출을 제한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과 관련해 안보리는 2375호 보다 강화된 조치를 내놨다. 기존 결의안은 금수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대해 유엔 회원국이 공해 상에서 기국(선박 국적국)의 동의하에 이를 검색하도록 '촉구'했고 공해 상에서 선박 간 물품 이전도 금지됐다.
이번 결의안에는 위 내용을 포함, 유엔 회원국의 영해 상에서도 제재 대상 선박뿐만 아니라 의심되는 선박에 대해 나포와 검색, 자산 동결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기존에는 안보리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선박이 항구에 들어왔을 때 동결하고 억류하는 조항 있었고 안보리가 이 선박을 입항 금지 대상으로 지정하기도 했지만 의심이 가는 선박에 대해서는 제재가 없었다"며 "이제는 의심이 가는 선박이 영해에 있으면 나포, 검색 및 동결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전에는 아예 영해에서 (벌어지는 사안과 관련한) 규정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심이 되는 선박에 대한 기준과 관련, 이 당국자는 "안보리에서 금지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있는데 그런 행동을 하는 선박들"이라며 "그래서 이 선박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보가 공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회원국 간 신속한 정보 교류를 통해 의심 선박을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편 이번 결의안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된 인사 및 단체에 대한 제재가 부과됐다. 안보리는 김정식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개인 제재 대상에, 북한 인민무력성을 단체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동생인 김여정은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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