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종석 비서실장이 UAE에 특사로 간 이유와 관련해 "우리 정부 때문에 (한국과 중동과의 관계가) 소원한 게 아니라, 이전(박근혜) 정부에서 소원하다는 얘기가 UAE뿐만 아니라 여러 쪽으로 들려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원전을 수주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간의) 관계가 좋았다고 하는데, 박근혜 정부 들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얘기도 있었다. 향후 원전 수주 문제도 있고, 아랍에미리트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에 국익 차원에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특사 파견이)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구체적으로 양국 간의 관계가 어떻게 소원해졌느냐는 질문에 이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그 나라 관리라든지, 커뮤니케이션이 썩 잘 이뤄진 것 같지 않다"고만 답했다.
다만, 청와대는 임종석 비서실장이 UEA 왕세제를 만나 원전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모든 추측성 기사나 야당에서 나온 내용은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연말까지 털어야 할 뭔가가 있어서 임종석 비서실장이 중동에 간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중동에 특사로 간 사실을 뒤늦게 알려 의혹을 키웠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언론에 발표한 시점은 제가 이왕 깜짝 선물이면 '깜짝 발표'가 좋지 않겠느냐고 건의해서 출발한 다음날 발표한 것"이라며 "만약 (야당이 제기하는) 그런 정도의 어마어마한 의미 부여가 있다면 언론에 발표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UAE는 왕정 국가의 특성상 최고 지도자들끼리의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며 "박근혜 정부 때 탄핵 사건이 있어 일절 소통이 끊겼지 않나. 정권 중후반에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인정할 만한 급의 파트너십이 느슨해졌다고 한다. (UAE가 한국에) 그게 서운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UAE와 레바논 파병 부대 격려 방문 차 갔다는 애초 청와대의 설명과 이번 해명이 어긋나지 않느냐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애초에 왕세제와 비서실장의 접견, 최고지도자들 간의 파트너십 복원이 주목적이었지, 군 부대 방문을 앞세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원전 비리를 파헤치려다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가 틀어졌고, 이 때문에 청와대가 임종석 비서실장을 특사로 급파해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적폐 청산 움직임이 외교적 파장까지 불러일으켰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자유한국당에 양국 간 외교 관계가 틀어진 것은 '박근혜 정부 때문'이라고 받아친 것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