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 폭행에 中 외교부장 "사건의 심각성 공감"

진상조사 시작한 중국 공안…폭행 피해 기자 오늘 입국

중국 측 경호원이 문재인 대통령 방중을 취재한 사진기자를 폭행한 사건과 관련,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사건의 심각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외교부가 "이번에 부상을 당하신 한국 기자분들께 사건 경위와 상관없이 심심한 위로를 표하며, 동시에 조속한 쾌유를 기원드린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외교부는 우리 측에 이번 사건에 대해 관련 부서에 긴급하게 진상 조사를 요청했으며 진상 파악 후에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이번 사건 경위가 신속하고 철저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예정이며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적인 방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양측이 노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사건이 발생한 14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중국 경호 요원들이 한국 기자들을 폭행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측은 한국 기자를 구타한 사람이 공안요원인지 사설 업체 경호 요원인지 등에 대한 사실관계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이번 사건이 경호를 맡은 요원들의 보안 조치와 기자들의 취재 사이에서 발생한 우발적 불상사로 본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의 후속 조치와 관련 그는 "베이징 시간으로 14일 오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공안 조사가 진행됐다"며 "현장 상황이 어땠는지, 기자들이 비표를 다른 사람이 보이도록 패용하고 있었는지 등의 조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면 진단서를 첨부해야 한다. 그래서 중국 공안 측에서 15일 오전 5시 40분경에 진단서를 확인했고 정식으로 사건이 공안에 접수됐다"며 "일차적인 조사가 끝났기 때문에 피해 당사자는 귀국을 하더라도 조사는 계속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조사가 15일 새벽 5시 50분에 끝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비롯해 우리가 제출한 자료를 그쪽에서 가지고 갔기 때문에 가해자 식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안의 조사가 상당히 신속하게 이뤄졌다. 공안이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와서 새벽까지 조사를 진행한 것은 예외적인 상황이다. 중국 측도 이 사건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감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 당국이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공언하며 위로의 말을 표했지만 왕이 외교부장의 유감 표명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사건 조사가 마무리 되면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 중국 측에서 명확하게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폭행을 저지른 가해자의 신병은 확보됐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행사장의) CCTV나 우리 측이 찍은 영상이 있어서 가해자 식별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중국 측은 폭행을 한 당사자가 공안 소속인지, 아니면 코트라(KOTRA)가 고용한 현지 사설 보안 업체인지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당국자는 "중국에서는 3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하면 공안이 추천하는 외부 보안 업체에 의뢰해 보안 인력을 받아서 행사를 진행한다"며 "코트라는 그런 규정에 따라서 공안 측에 요청했고 인력에 대한 지휘와 같은 것은 공안이 했고 본인들은 비용만 지불했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폭행을 당한 사진 기자 중 한 명은 15일 오후 5시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폭행 당한 당사자가) 중상이기 때문에 병원 응급차를 비행장 안에 진입시켜서 병원으로 이송할 것"이라며 "필요한 조치를 모두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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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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