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교 성추행 파문, 학교 측 징계미비에 집단 반발

지난 24일 학교 내 대자보 부착...학교 측 해명했으나 학생들 수긍하기 힘들어

부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 3명이 잇따라 성추행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으나 해당 학교 측의 징계가 미비하다며 학생들이 직접 대자보를 붙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부산시교육청과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 학생인권 대나무숲'에 따르면 지난 24일 부산 사하구의 모 고등학교에 성추행 교사의 엄벌과 학생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붙여졌다.

이날 오전 1교시 시작 전 1층 복도 등지에 붙여진 대자보는 곧바로 교사들이 떠어냈다. 이에 학생들은 2교시 이후 재차 대자보를 붙였으나 3교시가 시작된 뒤 대자보는 교사들로 인해 떼어졌다.

결국 학생들이 "자신들의 대자보가 무참히 뜯겨져 나갔다"며 항의하자 학교 측은 "교장, 교감, 부장교사가 회람하기 위해 가져갔다"고 해명했으나 학생들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대자보에서 학생들은 '성추행 사건에 대한 대안 제시', '교내 비정규직 처우 문제에 대한 해결책' 등을 요구하면서 "여러 번의 사건이 반복되는 동안 학교는 반성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였다. 학교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실질적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학교에 몇 달 전 신설된 학생인권위원회가 학생, 교사, 학부모가 1:1:1로 구성되면서 학생의 비율이 낮아 제대로 의사 표출을 못할 수 있다며 "학생들의 문제인데 학생들의 의견을 가장 먼저 듣지 않고 학교 측에서는 학생과 수평적인 서선으로 대화한다고 생각하지만 학생의 눈으로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학교 측은 학생들의 대자보와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답변을 내놓았으나 학생들은 수긍하기 어려운 대답이었다고 비난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때문에 혹여나 아이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감사를 잠시 중지했다. 교사에 대한 징계 역시 아직 완료된 것은 아니다"며 "대자보에서 제기한 문제를 포함해 해당 학교에서 성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에 학교 운영과 회계 등 전반에 걸쳐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해당 학교에서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남자 교사 3명의 성추행 의혹이 잇따라 불거져 나왔다. 이 가운데 2명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1명은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하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해당 학교 측은 검찰에 송치된 2명의 교사에 대해서는 각각 직위해제, 계약해지 조치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은 교사는 무급 연수로 복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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