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원조교제 알선" 울산 모 대학 SNS 폭로 글 논란

취직하는 데 도움 된다며 기업 임원 소개해 연락처 교환 강요까지

울산의 한 대학교 교수가 학생에게 원조교제를 부추겼다는 폭로 글이 SNS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밤 10시 50분쯤 울산의 모 대학교 관련 페이스북에는 "저희 과 교수님으로부터 직접 겪었던 일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익명으로 게재됐다.

작성자 글에 따르면 이 대학 학생 A 씨는 방학 동안 서울에서 고시원 생활을 하던 중 전공 수업을 가르치던 교수로부터 취직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분과 함께 밥을 먹자는 제안을 받았다.

A 씨는 취직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흔쾌히 수락했으나 점심을 먹는 동안 모 기업의 임원은 "예전에 어떤 여성을 키웠다. 밖에서는 보는 눈이 많으니 삼촌이라고 부르게 하고 같이 놀러 다니며 옷 같은 걸 사줬다"며 원조교제와 다를 바 없는 일들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교수는 연락처 교환을 강요하고 A 씨에게 "재밌게 해드려라"고 말했다.

또 이 임원은 A 씨가 머무는 고시원에 가서 놀자고 하거나 같이 여행을 가자고 말했다. 그 외에 몸매가 어떻다는 성희롱 발언과 15만 원을 용돈으로 건네는 등 교수는 감사하다고 말하라고 부추겼다고 적었다.

▲ 학생이 지난 6일 울산 모 대학 SNS에 올린 교수로부터 받은 메시지. ⓒSNS

A 씨는 그날 이후 교수에게 불쾌한 마음을 전달하고 15만 원을 돌려준 메시지 내용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첨부한 메시지에서 해당 교수는 "오늘 있었던 일은 없었던 일로 하자"며 "A 씨가 너무 과민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직접 원조교제를 알선한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암담하다"며 "성희롱을 당했어도 바보같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던 제 모습에 화가 나서 미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해당 대학 관계자는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라 글쓴이와 해당 교수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사실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다"며 "게시글의 내용을 미뤄 봤을 때 학점과 취직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두려워 본인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사실 입증이 힘들어 학교 측과 차후 수사 방향과 진행에 대해 논의 중이다"며 "피해 학생이 아직 나타나지 않는 걸 보면 신원 공개가 되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지난 5일에도 이 대학 SNS 익명 게시판에는 선배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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