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폭행 교수 구속피하려 '피해자 회유·압력 행사'

피해자 청원서 제출에도 경찰 구속영장 신청..."강한 처벌 필요하다"

전공의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부산대병원 정형외과 A 교수가 피해자들의 선처 청원서 제출에도 사안의 중대성으로 경찰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1일 부산대병원노조와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공의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부산대병원 A 교수에 대해 선처를 요구하는 청원서 10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해당 청원서에는 "이번 폭행 사건은 피의자가 정형외과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후배 지도에 의욕이 앞서 발생한 일이다"며 "피의자도 교육자로서 소양이 부족함을 스스로 알고 있다. 앞으로 전공의 수련병원과 교육기관에서 지도 전문의 자격으로 의사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구속 동의 강한 처벌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 부산대병원 교수로부터 폭행을 당한 전공의의 다리에 피멍이 들어있다. ⓒ유은혜 의원실

애초 폭행 피해 전공의들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며 A 교수에게 맞은 사실을 힘겹게 털어놓으며 강한 처벌을 원했다.

그러나 A 교수가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피해자들에게 전화통화 등 직간접적으로 회유·압력·설득을 나서면서 피해 전공의 11명 중 10명이 어쩔 수 없이 청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노조 장재범 지부장은 "가해 교수가 변호사를 선임해 합의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동료, 동기, 선후배들이 피해 전문의들에게 회유·압력·설득에 들어가면서 11명 중 10명이 청원서에 서명을 하게 됐다"며 "하지만 가장 심하게 폭행을 당했던 1명은 여전히 강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해 전공의들이 선처 청원서를 제출했으나 A 교수의 폭행 혐의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부산대병원은 이날 열린 A 교수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통해 부산대에 징계를 요청했다. 최종 징계 여부는 부산대에서 결정될 예정이지만 보복성 피해를 걱정하면서 어렵게 폭행 사실을 밝힌 피해 전공의들과 향후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장 지부장은 "가해 교수가 고위직을 맡으면서 2년 동안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다. 그러나 사실이 드러나면 자신의 학점과 수료평가, 취업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될까 봐 두려워했지만 이제라도 바로 잡아 나가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묻히게 되고 처벌이 약해진다면 병원 내부의 폭행과 비리는 다시는 밖으로 나오기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부산대병원에서 대리수술 의혹을 받고 있는 B 교수에 대해서도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10월 2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부산대병원으로부터 받은 2017년 병원 임원들의 출장기록과 수술기록, 외래진료시간과 수술기록을 비교한 결과 B 교수의 대리수술 의혹을 제기했다.

B 교수는 자신이 집도해야 하는 수술에도 수술복을 착용하지 않은 채 수술실에 잠시 머물렀다가 나가거나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A 교수가 대신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리수술 의혹과 관련해 A, B 교수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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