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양보했지만 세상사 이치가…" VS 野 "굴욕 협상…청문회 하자"
한미 FTA 재협상 타결 공식 발표에 대해 한나라당은 5일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가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가 합의한) 협정문보다 양보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협정이 원만하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재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3일 이를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었다.
안형환 대변인은 "미국 의회에서 반대하면 아무리 우리가 좋다고 해서 협정이 완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서로가 윈윈 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졌다고 본다. 물론 모든 것이 우리 맘대로 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협상의 상대가 있는 만큼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 것이 세상사의 이치인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자동차 분야에서 물론 우리가 지난번 협정문보다 양보를 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큰 불만이 없고 오히려 하루빨리 한미FTA가 타결되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한국이 수출하는 돼지고기 관세 철폐 기간을 연장한 것 등과 관련해 "미국 측의 양보를 얻어낸 것은 실질적인 소득"이라며 "특히 우리 국민들의 민감한 정서와 관련이 있던 쇠고기 문제는 전혀 손대지 않은 것은 칭찬할 만하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이제 국회에서 하루빨리 비준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협정이 원만하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 정당인 자유선진당을 비롯해 야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연평도가 안보위기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군사적인 의존도가 높아진 부적절한 시기에 협상을 강행하고 결국 우려한 대로 대한민국의 국익을 일방적으로 갖다 바친 형국의 협상이 완료됐다"고 맹비난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재협상결과 한미 FTA에서 한국측의 유일한 의미있는 성과로 인정되던 자동차 분야의 관세철폐시한 연장까지 해준 것은 협상의 이익은 간데없고 굴욕적인 독소조항만 남은 무용지물 FTA"라며 "게다가 협상에서 쇠고기개방 협상까지 양국이 합의 하였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매국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이번 협상에서 쇠고기 문제는 전혀 손대지 않았다"고 했지만,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재협상 관련 브리핑을 통해 쇠고기 부분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 USTR(무역대표부)의 고위관계자도 "쇠고기 협상은 진행 중(ongoing)"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유선진당도 당 명의의 공식 논평을 내고 "이번 재협상은 국익에 충실하지도 못했고, 속전속결 방식의 밀실협상으로 일관하며 미국의 요구는 모두 수용하고, 제한된 분야에서만 양보를 얻어내는 나쁜 전례를 만들며 국민을 속인 꼴이 됐다"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은 "전체적으로 이번 재협상은 국내 이해당사자와의 대화와 대책은 외면하고 밀실협상에서 미국에 끌려 다니며 미국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협정문까지 다시 손대게 된 것"이라며 "이같은 정부의 재협상 내용과 방식에 우리 자유선진당은 찬성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지난 3일 "미국의 핵항모 조지워싱턴호가 서해상에서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가며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FTA 협상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며 "굳이 이런 시기를 선택한 것은, 사실상 미국에 퍼줄 대로 퍼준 뒤에, 협상시기가 불리했다는 면죄부를 얻기 위해서"라고 맹비난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핵심쟁점인 자동차 등에서 일방적 양보만 한 협상으로 기존 독소조항에 더해 일방적 양보까지 최악의 협상이고 이명박 정권 특유의 대미굴욕이 덧붙여진 더 나쁜 한미 FTA 협정"이라며 "매국 협상으로 일관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청문회 등을 통해 국민적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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