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의 '식물 인권위' 적폐 청산 시작

"인권위 스스로 인권 침해한 일 사과 및 재발 방지책 찾겠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식물 기구'라는 비판을 들어왔던 국가인권위원회가 혁신 작업에 착수했다. 인권 활동가 등 외부 위원이 다수 참여하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한 가운데, 과거 인권 침해 대응에 미흡했던 일들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관련 기사 : 인권위 어땠길래? "오죽하면 '朴 방패' 유영하가 위원...", "인권위원장실에 휠체어 한 대 놔 드려야겠어요")

인권위는 3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인권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위 구성과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서 밝혔다.

혁신위는 총 15명으로 구성됐으며, 혁신위원장으로는 하태훈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임명됐다. 내부 혁신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내부 인사는 3명으로 한정하고 나머지 12명을 외부 인사로 채웠다. 그간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해 방관해온 인권위에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명숙 인권위 제자리찾기공동행동 집행위원,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 등이 대표적인 인사다.

이 외에도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 △박옥순 장애인철폐연대 사무총장, △송영숙 대한변호사협회 간사, △신수경 새사회연대 대표, △장윤정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정영선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은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황필규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변호사 등이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30일 오전 서울 저동 인권위 청사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혁신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위원장을 맡은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 다섯번째)와 이성호 인권위원장(왼쪽 다섯번째), 혁신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앞으로 3개월간 인권위의 과거를 반성하고 혁신 과제를 발굴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혁신위는 개혁 방향을 크게 '독립성 및 책임성 강화', '조직 혁신’ 두 갈래로 설정하고, 두 주제에 관한 소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독립성 및 책임성 강화 소위원회에서는 △과거 인권 침해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 △독립성 강화와 인권위원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 △조사 및 정책업무 적시성, 적절성, 효과성 확보 등의 과제를 다룬다.

하 위원장은 특히 과거 인권 침해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 과제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 수 년 동안 인권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인권위 스스로 인권 침해적인 행위를 한 적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표 사례를 중심으로 조사해서 철저히 반성을 해야만 미래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명숙 위원은 2010년 말 장애인 인권활동가들이 인권위 점거 농성을 벌였을 당시 인권위가 인권 침해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외에도 인권위가 인권기구로서 해야 할 역할을 방기한 일들이 많다"며 "그 부분들을 어디까지 조사할 수 있을지 혁신위에서 같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직혁신 소위원회에서는 △인원위 관료화 극복과 조직문화 개선, △시민사회와의 실질적 교류와 인권현안 개입력 확대 ,△인권위 내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 위원장은 "새 정부 들어 혁신이 화두인 가운데 많은 부처에서 개혁위원회가 구성이 되고 있고, 인권위 혁신위도 마찬가지 취지에서 구성됐다"며 "인권위가 독립성이나 구성과 관련 여러 가지 반성해야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문기구 형식이지만 자문을 넘어서서 여러 이슈들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호 위원장은 "이제 곧 출범 16주년을 맞는 인권위에 대한 많은 걱정과 질책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인권위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지원하고 실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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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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