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한 고등학교의 교사와 학생이 힘을 합쳐 체육시간 심장마비로 쓰러진 학생의 생명을 살려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4시 10분쯤 부산 해운대구 해강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던 3학년 박모 군(18)이 갑자기 바닥에 '퍽'하고 쓰러졌다.
이때부터 심장마비 환자에게 필요한 '골든타임 4분'을 지키기 위한 초비상 사태의 긴박한 상황이 시작됐다.
현장에서 수업지도를 하던 담당 체육교사가 박 군에게 급히 달려가 의식 여부를 살펴본 뒤 박 군이 숨을 쉬지 않고 의식도 없는 것을 알고 순간적으로 심정지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 체육교사는 즉시 주위에 있던 학생들에게 119 신고와 보건교사 호출을 지시한 뒤 가슴압박 등 심폐소생술 응급조치를 했다.
운동장에서 박 군과 함께 체육수업을 하던 학생들은 교실에서 수업 중이던 보건교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학생들로부터 긴급 상황을 전달받은 보건교사는 급히 운동장으로 달려나가 곧바로 환자 상태를 확인해 보니 이전에도 쓰러진 적이 있던 학생임을 직감하고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AED)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보건교사는 체육교사들에게 가슴압박으로 계속 응급처치를 해 달라고 요청한 뒤 자동제세동기를 가지러 다시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로부터 1분 뒤 도착한 보건교사가 자동제세동기로 제세동을 하자 박 군의 의식이 서서히 돌아왔다.
그러던 차에 곧이어 119구급대가 도착했다. 119구급대는 박 군에 대해 2차 제세동을 실시했다. 그 결과 박 군은 현장에서 혈압과 맥박, 호흡이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현재 박 군은 병원에서 심장 관련 시술 등 치료를 고려하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응급 환자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평소에 학교에서 실시해 온 심폐소생술 교육과 응급대처 요령이 4분의 골든타임을 지켜내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4분을 골든타임이라고 하는 것은 심장이 멈춘 뒤 4분이 지나면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고 그로 인해 급격히 뇌 손상이 진행돼 목숨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당시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실시했던 이용선 체육교사는 "오직 학생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평소 익혀 둔 심폐소생술의 응급조치를 했다"며 "안전교육이 이렇게 소중하게 활용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전민경 보건교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며 누구라도 그러한 상황에 놓였다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며 "최초 목격자 선생님의 매뉴얼에 따른 빠르고 정확한 초기대응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부산 개성고등학교에서도 교직원의 신속한 심폐소생술 등 초동대처로 심정지 상태인 2학년 학생을 구한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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