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대신 해줄게" 법원 공문서 위조해 5억 가로챈 40대

15년간 변호사사무실 사무장으로 근무 경력 이용...도박에 빠져 모두 '탕진'

변호사사무실에서 일한 경력으로 부산의 한 업체의 소송을 도와주겠다고 속여 5억 원을 가로챈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법원 승소결정문을 위조·행사한 혐의로 전 변호사사무실 사무장 박모(42) 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박 씨는 지난 2016년 8월부터 1년여 동안 부산 강서구의 한 선박부품제조업체로부터 소송이 승소해 압류결정이 이뤄진 것처럼 위조한 부산지법의 압류결정문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53회에 걸쳐 소송비용 명목으로 총 5억3300만 원 상당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1997년부터 2012년까지 부산의 한 대형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으로 근무했던 자로 해당 업체가 경쟁업체와 영업비밀 침해 소송 준비를 한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변호사 맡겨도 내 일처럼 해주지 않는다. 나를 회사 법무팀장으로 고용하면 소송비용만으로 일 처리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1년 동안 소송비용 명목으로 5억 원 상당을 사용하면서도 아무런 결과가 없자 이를 이상하게 여겨 법원에 확인한 결과 서류 자체가 접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 조사결과 박 씨는 업체 측에서 소송이 제대로 진행 중인지 확인하러 오면 위조한 부산지법 공문서를 보여주며 "소송이 진행 중이다"고 속여왔고 받은 돈은 내연녀에게 생활비로 주거나 인터넷 도박으로 모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주한 박 씨의 통화내용을 분석해 거주지 인근에서 붙잡았고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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