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국제사회와 유엔이 당면한 평화와 안전 유지와 관련한 주요 문제에 대해 확고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특히 미국 대통령으로서 이례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하여 북핵 및 북한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미 양국 정상이 그간 누차 밝힌 바 있듯이 북한의 엄중한 핵 미사일 도발에 대하여 최대한도의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만이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 외에 군사적인 선택지도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이야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 1953년 휴전 이후 미국은 항상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최후의 선택으로 군사적인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유엔총회 자리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기존 발언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이용하거나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돌발적인 상황에서 '화염과 분노'와 같은 단어를 내뱉었다. 이는 즉흥적인 발언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무게감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설은 사전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준비가 돼있었다. 그만큼 기존 발언보다는 공식적인 입장이 담겨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 15일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미국 외교안보의 고위관료들은 잇따라 군사적인 선택지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점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맞물렸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의 '완전한 파괴' 발언을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었다고 보기만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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