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12일 페이스북 계정에 "지난주 한 인사가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청와대 안보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료를 보게 됐는데 여기에 '과거 중국이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하니까 북한이 6자회담에 나왔다'는 황당한 설명이 들어가 있고 이를 근거로 북한에 '원유 수출 금지'와 '북한의 해외 노동자 수출 원천 차단' 주장이 실려있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인사는 경황이 없어 '이것만은 안된다'며 '노동력 수출 차단'은 빼버리도록 했다"며 "(이후 한러) 정상회담 광경을 지켜본 이 인사는 문재인 대통령 말씀자료가 외교부 사무관 수준의 허접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고, 청와대 누구도 사실을 검증하거나 전략적인 고민을 하지 않는 데 대해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설득력이 없는 문 대통의 제안을 일축했고, 오늘 유엔 안보리에서 통과된 대북 제재 결의안에는 애초 미국이 공언했던 대북 원유 수출 중단이나 노동력 수출 차단은 아예 빠져 있었다"며 "정말 의문은 문 대통령이 이 사실을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 정부의 외교 난맥의 일정한 패턴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원인으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지목했다. 김 의원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최고의 압박'을 공언하면 청와대 안보실이 지레 겁을 먹고 미국보다 강경한 말을 쏟아낸다"며 "그러면 미국은 슬그머니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면서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다. 그러면 우리만 외톨이가 된다. 항상 그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지난 6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 축소를 미국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청와대가 "문 특보 개인의 생각"이라고 선을 그은 것 역시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 핵 동결과 연합훈련 축소는 등가 교환이 아니다. 미국은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항공모함을 거의 보내지 않았다. 그 당시 수준으로 훈련을 축소하자는 것인데 북한은 핵 동결을 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라며 "그런데 북한이 이미 2015년에 이런 안을 자기 입으로 말했고 중국도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니 우리가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런데 문 특보의 이 말에 청와대가 발끈하며 쌍중단은 '문 특보 개인의 생각'이라고 선을 그어 버렸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시각에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백악관의 맥마스터 안보보좌관을 집으로 찾아가 밀담을 나누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8월이 되자 북한이 핵을 동결하지도 않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고 훈련기간에 전략자산 배치도 철회했다. 그렇다면 애초 청와대가 문 특보 제안에 선을 그을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 아닌가"라며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지레 '미국이 싫어한다'며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을 다 제거해버린 청와대 내부의 인사가 도대체 누구냐는 것"이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미국은 대북 봉쇄로 간다고 지레 겁먹고, 미국을 대신해서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러 다닌 이런 저자세 외교를 대통령에게 건의한 사람이 누구겠나? 걸핏하면 백악관의 맥마스터 안보보좌관과 전화한 걸 가지고 '미국의 생각은 이것이다'라고 정보를 독점하고 편향된 사고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입한 사람이다"라며 정 실장이 정상 외교를 "외교부 사무관 수준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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