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방 여종업원 살인범 시민 제보로 15년만에 검거

시민 제보 후 광범위 수사 통해 범인 특정...다수 증언 확보

지난 2002년 부산 사상구의 한 다방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범인이 시민의 결정적인 제보로 15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미제사건전담수사팀은 31일 A모(46. 범행당시 31) 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B(38.범행당시 23.여) 씨와 C모(41.범행당시 26.여) 씨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02년 5월 21일 오후 10시쯤 부산 사상구의 한 다방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D모(당시 21.여) 씨를 납치해 흉기로 가슴 등을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후 사체를 마대자루에 담아 인근 바다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 씨는 D 씨의 적금통장에서 2회에 걸쳐 현금 796만 원을 인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 사건 당시 배포된 수배자명단. ⓒ부산경찰청


당시 경찰은 D 씨의 계좌에서 범인들이 돈을 빼가는 모습이 CCTV 영상에 찍혀 얼굴이 확인됐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고 다른 단서가 나오지 않아 종적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6년 2월 25일부터 경찰은 SNS를 통해 범인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공개수배를 시작했고 한 시민의 결정적인 제보가 접수됐다.

C 씨의 전남편 가족 중 한 명이 SNS에 공개된 사진을 보고 경찰에 "당시 C 씨가 입고 다니던 옷이 맞고 얼굴도 확실하다"고 신고를 하면서 수사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지난 2016년 4월 5일 B, C 씨를 붙잡아 조사한 결과 A 씨가 D 씨의 적금통장에서 돈을 빼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술집에서 일하던 B, C 씨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B, C 씨의 통화기록과 금융내역 등을 조사한 결과 A 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했고 CCTV에 찍힌 모습과 대조한 결과 '유사인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감정 결과를 확보하고 목격자 및 지인들도 동인인물이라는 진술을 통해 범인으로 특정하게 됐다.

이에 경찰은 A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한 이후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실시한 결과 A 씨의 범행 관련 진술은 모두 거짓으로 확인됐다.


▲ 사건 당시 유기된 마대자루가 발견된 부산 강서경찰서 뒤편. ⓒ부산경찰청

사건 당시 A 씨와 함께 살던 참고인 F(32. 범행당시 17. 여) 씨는 경찰에 "A 씨와 당시 차를 타고 공장으로 보이는 건물에서 마대자루에 둥글고 물컹한 느낌의 물체를 차량에 싣고 어딘가로 가서 내려주었으나 무서워서 물어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 경찰은 A 씨가 당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차량을 중고로 구입한 참고인 G 씨로부터 "차량 수리 중 뒷좌석의 가죽시트를 벗기다가 혈흔으로 보이는 검붉은 얼룩이 말라비틀어져 있는 것을 봤다"고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에 앞서 일을 그만둔 후 도박에 빠져 카드 연체료 등 채무가 많은 상황이 확인돼 금품을 강취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A 씨는 여전히 본 건 범행 사실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A 씨로부터 적금을 해약할 일이 있는데 이를 대신해 줄 여자를 소개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는 A 씨 조카의 진술 등을 추가로 확보한 경찰은 A 씨를 구속 후 부산검찰청으로 송치하고 B, C씨는 현행법으로 처벌 가능한 공소시효 기간이 지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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