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트럼프…한반도 위기 갈림길

매티스 국방장관 "미국은 외교적 방법 선호…전쟁은 '파멸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또 다시 발신했다. 하지만 행정부에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고 트럼프 본인도 대화를 언급하면서 강대강으로 치닫던 미북 간 긴장 국면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 시각)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본인 소유의 골프장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들과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정신을 차리는 게 좋을 것이다"라며 "그렇지 않다면 고통을 겪었던 몇몇 국가들과 비슷한 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고통은) 내가 말로 했던 것보다 훨씬 더 거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세계 어디서도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은 10일(북한 시각) 미군 기지가 위치한 괌을 상대로 포위 사격을 벌이겠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마도 그 성명(화염과 분노)이 충분히 강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북한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앞으로 알게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것(선제타격)을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북한에 재차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선제타격을 포함한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한반도 전쟁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을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북한과의 협상은 언제나 고려 대상"이라고 답하고, "미국인과 동맹국들은 안전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기존보다는 완화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미국이 상황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에 이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미국은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조성된 긴장 국면을 행정부가 나서서 누그러뜨리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티스 장관은 캘리포니아 주의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다면 군사적인 조치를 준비하는 것이 나의 책임이지만, 미국은 외교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결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은 '파멸'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는 사실 외에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면서 "우리는 외교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에이피>통신은 이날 미국과 북한이 자칫 전면전을 불러올 정도로 강한 언사를 쏟아내고 있지만 실제 전쟁을 하겠다는 조짐은 없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전략 자산이 한반도 지역으로 대거 움직이고 있지도 않고, 북한이 전쟁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것 같지도 않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같이 전했다.


한편 한미 양국 정부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안보 상황과 대응 방안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늘 오전 8시부터 40분 간 통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과 긴장 고조 행위로 인한 최근의 한반도 및 주변 안보상황과 이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
양측은 한미 양국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취해나갈 단계별 조치에 대해 긴밀하고 투명하게 공조해 나간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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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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