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北ICBM, 美에 대화하자 메시지 보낸 것"

베를린 구상 무용론에는 "야당은 한 철만 사는 매미 같다" 일갈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인 화성 14형을 또다시 발사한 것을 두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정 전 장관은 북한의 노림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과 직접 담판하겠다는 것"이라며 "뉴욕, 워싱턴까지도 미사일이 도달하는데, 그거 겁나면 직접 나와서 협상하자, 군사적으로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해 주고 수교하고 평화협정 체결하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움직임과 관련, 정 전 장관은 "지금 북한의 핵무기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고 때리나"라며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를 가지고 쏘기 때문에 발사 자체도 사전에 감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무기 정밀타격이라는 건 핵무기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겠다는 이야기"라며 "북한이 틀림없이 지하에 분산 배치시켜놨을 텐데 그걸 어떻게 알고 때리나"라며 "정밀타격이 됐든 전략적인 타격이 됐든 간에 그건 바로 한반도 전쟁의 재발"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의 남은 발사대 4기를 임시 배치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정 전 장관은 "지난 5월 14일 북한이 문 대통령 취임 후에 바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날 바로 거기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있으면 제재한다, 그러나 평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언급을 했는데, 이런 도발에 대해서 제재를 한다고 하는 원칙에는 맞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환경영향평가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바로 잔여 발사대를 임시배치하기로 하면서 안보 정책에 혼란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환경영향평가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 않나? 환경영향평가 결과와 여론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사드 추가배치 이전 상태로 머무를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인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 이미 그 실효를 다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야당은 꼭 매미 같다. 매미는 한 철만 산다"며 "베를린 구상은 5년짜리"라고 일갈했다.

그는 "아마 올해가 가기 전에 미북 간에 가닥이 있을 것 같다. 미국도 지금 북한의 여러 가지 움직임으로 봐서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터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생각을 이미 지금쯤 시작했다고 본다"며 "그러면 갑자기 또 대화 분위기로 바뀔 거고, 그러면 베를린 구상을 내년부터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른바 '중국 역할론'에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이런 식으로 미국의 국력을 소모시키고 있는데 중국이 나서서 그런 일 하지 말라고 해줄 리가 있겠나?"라며 "그 오판 때문에 북한은 마음 놓고 미사일을 개발하고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선까지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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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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