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몽헌 추모식 거부…꼬여가는 '베를린 선언'

대화 대신 미사일? 합참 "임박 발사 징후 없다"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4기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진행하려던 계획이 북한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 전 회장 추모식을 위한 방북이 거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이 남북 당국 간 대화도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7일 현대아산 측에 따르면 북한 아태평화위원회가 팩스를 통해 "이번에는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현대 측은 정 전 회장 추모식을 위해 지난 19일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을 신청했다. 이후 21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아태평화위원회에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오는 8월 4일 정 전 회장의 추모식을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아태위는 북한 당국에 전달하고 답변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전 회장의 추모식은 지난 2003년 사망 이후 매년 북한의 금강산에 위치한 추모비 앞에서 진행돼왔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핵 실험과 개성공단 가동 중단 등 남북 간 정세가 최악으로 치달아 현대 측이 아예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남북관계는 단절된 상황이지만, 연례적으로 진행됐던 추모식이었기 때문에 정 전 회장 추모식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방북 사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결국 북한이 이마저도 거부하면서, 향후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남한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한은 정전협정 64주년을 맞아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 위한 군사 당국 회담을 열자는 정부의 제안에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정전협정일에 맞춰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보도와 관련 "미사일 발사 임박 징후는 없다"며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미 연합감시 자산을 동원해 면밀히 추적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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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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