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이 혁신? 한국당 일각 탈당 시사

나경원 "박근혜 탄핵 부정하나?"…장제원 "복당 후회"

류석춘 자유한국당 신임 혁신위원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옹호' 발언을 두고, 비박근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혁신하기는커녕 '도로 친박당', '극우 정당'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13일 SBS 라디오에 나와 "류석춘 혁신위원장께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조차도 부정한다면 이것은 우파 가치에 굉장히 근본적으로 반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나경원 의원은 "보수 정당, 우파의 가장 핵심 가치가 자유, 민주, 법치라고 생각하는데, 자유한국당은 이 법치라는 부분을 너무나 무너뜨린 것이 문제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류석춘 위원장을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올린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에 나와 "지금까지 제 정치 인생뿐만 아니라 제 삶 전체에서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것은 가장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선언했다.

장제원 의원은 "류석춘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 체제가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개인의 인권을 옥죄는 것을 미화하는 것이 극우"라고 말하며 자유한국당의 '노선 논쟁'에 불을 댕겼다.

장제원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 결정을 무시하는 사고가 만약 자유한국당의 개혁 방향이라면, 제가 가장 먼저 청산 대상이 되어야 한다"며 "만약에 이 보수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저는 정치적으로 결단할 것"이라고 말해 탈당을 예고하기까지 했다.

▲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연합뉴스

장제원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한 우려를 하게 된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여기에 홍준표 대표까지 가세해 "극우라는 개념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내부 반발 단속에 나섰다.

홍준표 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극우는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파시즘 같은 극단적인 인종주의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폭력 수반을 지칭하는데, (자유한국당은) 그런 극우와 전혀 상관이 없으며 이런 표현은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석춘 위원장의 과거 발언들로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류 위원장은 2015년 한 인터뷰에서 "일베가 대한민국 정통성을 사랑하는 지향을 칭찬해주지는 못할 망정 왜 비난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대해 옹호 발언을 한 바 있다.

일베는 여성, 장애인, 비(非)백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를 조장해 비판받고 있다. 극우를 '극단적인 인종주의자'에 국한해야 한다는 홍준표 대표의 주장을 따르더라도, 류석춘 위원장의 노선은 '극우'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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