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낮 민주평통 북미주 자문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다과회에서 "백성들은 어려운데 60억 원을 들여 (김일성 주석) 생일이라고 밤새도록 폭죽을 터뜨렸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선은 평화적으로 오순도순…그러면 통일은 따라온다"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된 발언은 아니었지만, 국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반북(反北)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언급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 돈으로 옥수수를 사면 얼마나 살 수 있겠느냐"며 "세계 고급 자동차를 수입해 (주요 간부들에게) 선물했다고도 한다"며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폭죽 쏘려고 했는데 국민이 어려우니 안 쏘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참으로 안타깝다. 북한이 바르게 가야 한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우리 시대에 이 변화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 힘으로, 경제적으로 통합할 생각 없다"며 "당장 통일보다도 북한이 경제를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평화를 유지하고 오순도순, 그렇게 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면 (통일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 견제? 미국답지 않다. 천하의 미국 아니냐"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를 언급하면서 미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이) 한미 FTA를 빨리 안 하고 있는데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도 심각하게 듣더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60년 전에 전쟁이 났을 때 미국 사람들이 와서 3만7000명이 죽었고,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을 때 미국 선교사가 헌옷을 세탁한 구호물자를 들고 학교를 방문했다"며 "세계 어느나라가 그렇게 해줄 나라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그 때 옷을 안 받았으니 신세진 것이 없지만, 미국이 그렇게 우리 나라를 도와주지 않았느냐"며 "한국은 미국의 도움으로 경제성장을 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이루고, 이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됐다. 미국 입장에서 얼마나 자랑스러운 나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FTA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 자동차를 견제한다고 하는데 그건 미국답지 않다고 본다"며 "천하의 미국이 아니냐"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저기나 여기나 정치가 어려워 잘 안돼서 그렇지, 미국 의회 등을 상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은 "중국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다"며 "한중 FTA 문제를 검토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역시 FTA 비준을 미루고 있는 미국에 대한 압박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이는 기존의 입장에서 좀 더 직접적으로, 변화하는 시장의 상황에 맞춰 우리가 능동적,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대통령병 걸린 사람이 아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로 만들고 제 임기 중에 선진일류국가로 가는 기초를 닦으려고 한다"며 "여러 가지 장애가 있겠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기초 닦으며 다음 정권부터는 승승장구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집권 중반기를 맞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누구 말처럼 나는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다. 기업에 있을 때 최선을 다 했고, 그래서 오늘에까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모든 것에 초연한 자세이고, 정치적으로 원수진 일도 없다"며 "오로지 대한민국이 잘 돼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나이 드신 분들이 일할 수 있고, 장애인들도 일할 수 있고, 이렇게 해서 복지가 잘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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