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특사는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를 조금 넘겨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30여 분 간 아베 총리와 면담했다.
아베 총리는 특사단과 악수를 한 뒤 "문 특사와는 몇 차례 만난 적이 있고 아내(아키에 여사)와도 본 적이 있다"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아베 총리는 "새 대통령이 이처럼 이른 시기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그만큼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것으로 본다"며 "한일관계에서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권과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한일관계에서 중요한 문제를 솔직하게 얘기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문 특사는 "일전에 여러 차례 만났지만 뵐 때마다 느끼지만 (총리) 얼굴이 젊고 건강하시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특사는 "바쁘신 가운데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다"면서 "말씀하신대로 한국과 일본은 두 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하나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실질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것인데,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가 그것이다. 다른 하나는 안보적으로 북한문제 등 공동의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특사는 "이에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해 가자는 문 대통령의 뜻을 친서에 담아왔다"며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꼭 뵙기를 희망하고, 정상의 만남이 빈번해질수록 양국의 이해가 훨씬 깊어진다는 뜻을 담아왔다"고 덧붙였다.
문 특사는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小泉) 총리 시대 등의 (한일간) 셔틀 외교 복원까지를 희망한다"고도 말했다.
문 특사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역사문제에 대해 언급했느냐는 질문에 "진지하게 얘기했으나 더이상 얘기하기가 거북하다"면서도 충분히 한국의 의견을 전달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는 "물론이다"고 대답했다.
친서에 관련 내용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지난 11일 두 정상의) 통화 내용을 보면 현실의 문제가 무엇인지 내용을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위안부 합의에 대해선 어떻게 이해를 하는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대통령이 통화하신 내용 그대로다"고만 답했으며 이날 구체적인 아베 총리의 반응에 대해서도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고 이해했다"고만 전했다.
또한, 합의 재협상이 거론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 같지 않다"고만 답하고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앞서 문 특사는 전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의 면담에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1일 문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합의에 대해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라며 "민간 영역에서 일어난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해결하는 건 한계가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그런 국민의 정서와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밝힌 바 있다.
문 특사는 면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솔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신 정부의 출범 의미와 대외정책 방향에 관해 소상하게 말씀드렸다"며 "친서 내용도 외교정책 방향과 북핵문제였는데, 특히 아베 총리가 (북핵문제에) 관심이 많아 오랜 시간 토론했다"고 설명했다.
문 특사는 친서의 핵심어는 "자주 보자, 자주 왕래하자"였다며 "셔틀 외교의 복원에 관해 말씀드렸더니 쾌히 그렇게 하자고 얘기하셨다"고 말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선 "그 문제는 현재 현안일 수 없고 진행형이고 국가 간의 합의고 할까 안할까는 다음 기한이 지나면 새 정부가 판단할 문제"라며 "우리가 예단해서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공조에 대해 여러 얘기를 구체적으로 나눴으며 서운했던 얘기 등 한꺼번에 다 했다"며 이에 대해서도 언급을 자제했다.
특사단 일원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 자주 보자 했고, 일본쪽에선 빨리 보자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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