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은 朴과 대기업 총수 독대 스케줄을 미리 알았다

장시호 증언, 박근혜-최순실 '긴밀한 관계' 정황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 일정을 최 씨가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법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매우 '밀접한 관계'임을 입증하는 정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 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의 뇌물 혐의 4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다.

장 씨는 "(최순실) 안방 책상에 있던 노트북 및 A4용지를 보았다"며 "첫 장 위쪽에는 24일이라고 되어있었으며 표에 '정몽구 현대차 2시'라고 되어있었고, 그와 함께 대기업 총수 그룹 이름과 시간이 적혀있었다"고 증언했다.

특검에 따르면, 장 씨는 2015년 7월 24일 아침 포스트잇을 가져오라는 최 씨의 지시에 따라 최 씨 집 안방에 들어갔다가 책상에 놓인 A4 크기 서류들을 발견했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 일정과 현안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7월 24일은 실제 박 전 대통령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 17명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를 연 날이다.

장 씨는 서류들 가운데에는 '25일 김승현, 한화, 집행유예 보류' 라고 적힌 문서도 있다고 했다.

특검은 "수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7월 24일과 25일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이 있었고 실제로 24일 12시에 정몽구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다"며 "또 김승연 한화 회장에 대한 8.15 사면 논의가 있었던 것에 비춰 보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 일정과 현안을 최 씨가 미리 받아서 파악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장 씨는 박 전 대통령이 영재센터 지원에 깊이 개입한 정황도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최 씨는 2015년 7월 23일 장 씨에게 영재센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장 씨는 센터 관계자와 밤을 새우며 계획서를 만들었다.

장 씨는 "2015년 7월 23일 저녁 최 씨로부터 '사업계획서가 위에 갈 거니까 잘 못 쓰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위가 어디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최 씨로부터 사업 계획서가 삼성으로 갈 거라는 말도 들었는가"라는 질문에는 "정확하게 들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는 서로 공모 관계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이날 장 씨의 진술은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와의 공모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뇌물죄는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혐의로, 직무의 대가로서 부당한 방식으로 이익을 얻었을 때 적용된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최 씨 소유 법인과 재단이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를 공동정범으로 규정하고 있는 검찰과 특검 입장에선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이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임을 입증해야만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

장 씨는 "당시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하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삼성에 돈을 요구하고 삼성은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영재센터에 후원금 목적으로 자금 지원을 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답하며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 관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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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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