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우린 한미동맹" vs. 中 우다웨이 "사드 잘 처리하라"

문재인·안철수 측 만난 우다웨이 "사드 반대…이번 대선 기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만나 신경전을 벌였다. 우다웨이 대표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반대'를 요구하고, 박지원 대표가 '경제 보복 중단' 요구로 맞서면서다. 국민의당은 사드 배치 반대 당론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방한한 우다웨이 대표는 이날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박지원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 등을 연달아 만났다. 그는 오는 12일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만날 예정이다.

우다웨이 대표는 박지원 대표를 만나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우 대표는 "사드 문제에서 중국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엑스밴드 레이더다.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중국 절반이 레이더로 커버되고, 그것으로 중국의 전략적인 안보가 피해를 입는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다웨이 대표는 "한국이 미국의 사드 배치에 동의한 것은 중국 국내에서 큰 불만을 일으켰다. 일부 사람들이 한국에서 쇼핑이나 관광을 하지 않고 있고, 중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도 막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국면은 우리가 원하는 국면이 아니다. 한국 측이 사드 문제를 잘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사실상 경고성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대표는 "우리는 도랑에 든 소다.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전통적으로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외교 정책을 펴왔고, 국민 정서도 그렇다"고 답했다.

박지원 대표는 "사드 문제로 중국의 경제 제재가 심해지면서 지난 25년간 한중 간 우호 관계에 금이 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당 스스로도 '사드 반대' 당론을 수정할 필요성을 가질 정도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로) 국민의 정서가 바뀌고 있다"고 맞섰다. 비공개 회담 직후 박지원 대표는 국민의당이 '사드 당론 변경'을 검토하는 점을 우다웨이 대표가 이해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1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북핵 6자 회담의 중국 측 수석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다웨이, 송영길 만나 "이번 대선 기대"

우다웨이 대표는 곧이어 송영길 총괄본부장을 만났다. 송영길 본부장이 먼저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 가능성을 묵인한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우 대표는 "중국은 무력 사용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도 이런 중국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송영길 본부장은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사드 경제 보복 조치를 거둬달라고 요구했다. 우다웨이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 실현은 중한 양국의 공동 목표"라면서도 사드 반대 입장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우다웨이 대표는 송영길 본부장에게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사드 배치를) 결정한다는 것은 한국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그런 면에서 이번 한국 대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박지원 대표를 만나서는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에 특사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박지원 대표가 전했다.

앞서 우다웨이 대표는 유승민, 심상정 후보도 각각 만났다. 두 후보 모두 중국이 경제 보복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우 대표는 "한국 언론이 중국 정부가 '금한령'을 내렸다고 보도하는데, 중국 정부는 한 번도 금한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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