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방 빼!"

[현장] '촛불' 축제 분위기 속 청와대 행진-'탄기국' 침통 속 욕설‧고성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10일 오전 11시 30분경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 도로. 대형 스크린 속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한마디 한마디에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측 집회에 모인 시민들이 가슴을 졸였다.

이윽고 화면에 '8인 전원일치 탄핵 인용' 자막이 뜨자, 시민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8대 0이다!", "촛불이 승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선고에 기뻐하는 시민들. ⓒ프레시안(최형락)

▲탄핵 선고에 기쁨의 눈물 흘리는 시민들.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 탄핵 촛불 승리'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든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온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도 있었다.

이 자리에는 유경근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있었다. "탄핵심판 대상이 아니"라는 이 권한대행의 발언에 "저게 말이 되느냐"며 근심을 드러냈으나, 이내 파면 선고가 발표되자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퇴진행동 측은 "오늘 우리는 주권자들의 승리를 선언한다"며 "직접 행동으로 정치와 교육을 바꾸고 언론개혁과 사법정의를 실현하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것이다. 박근혜 탄핵은 변화의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퇴진행동 측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해 "박근혜 방 빼!"라고 외치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세월호 참사 희생자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프레시안(최형락)

8대 0 참패에 탄기국 "우리 대통령님!" 과격 모드로...

퇴진행동 측이 환호를 지르는 사이,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등 탄핵 반대 단체는 분노의 울분을 토했다.

결정문 낭독 초반까지만 해도 들뜬 모습을 보이던 탄기국 측은 결국 '탄핵 인용' 결과가 나오자 순식간에 돌변했다.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내뱉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오후 12시 30분께 헌재로 행진하겠다며 차벽을 밀어내려 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차벽을 넘거나 경찰에 폭력을 휘두른 일부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체포돼 격리 조치됐다.

▲차벽으로 차단된 헌법재판소 앞.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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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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