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철조망 작업 착수…사드 포대부터 '알박기'?

국방부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배치할 것"

국방부와 롯데 측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부지 교환을 공식적으로 체결했다. 부지 문제가 마무리되면서 사드 배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부와 성주C.C(성주골프장, 롯데 소유) 측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 확보를 위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했다"며 "한미 양국은 SOFA(한미 주둔군 지위협정) 부지 공유를 위한 협의를 실시하는 등 관련 절차에 따라서 올해 안에 사드 배치를 목표로 추진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성주 골프장이 국방부의 소유로 넘어왔다고 판단, 곧바로 성주 골프장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사드 포대가 들어설 자리에 철조망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롯데와 교환 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에 (성주 골프장은) 현 시간부터 국방부 부지"라며 "경계를 위한 울타리 설치 작업을 오늘부터 진행한다"고 말했다.

아직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사드 배치의 절차가 남아있음에도 철조망부터 먼저 설치하려는 이유가 해당 지역 주민들과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것과는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재가 많아서 차량으로 이동이 어렵다"며 "물동량이 많으면 운송한다. (성주 골프장이) 고지대이기 때문에 웬만한 물품은 헬기로 수송한다. 기본적인 작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즉 사드 포대를 헬기로 이송하고, 이를 위해 철조망을 미리 설치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 경찰은 28일 롯데 성주 골프장의 출입을 통제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일사천리로 사드 배치를 진행하면서 일각에서는 5월 중 배치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사드 배치 전에 거쳐야 할 절차인 환경영향평가 역시 5~6월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국방부는 이마저도 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환경영향평가는 업체가 선정돼 있어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예정상으로는 5~6월로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와 협의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당국자는 "(5~6월에 종료되는 것도) 융통성이 있다. 시기는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종 배치 시기와 관련해 국방부는 최대한 빨리 배치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우리가 판단할 때 부지 교환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배치하기 위해 시기를 당기기 위한 노력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가 5~6월 중에 종료될 경우, 착공 및 실제 배치는 7~9월이 걸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이 당국자는 "모든 절차가 분리된 것이 아니다. 상당 부분 겹쳐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부지 공여 절차와 환경영향평가 모두 가변성이 있다"면서도 "겹쳐지는 일정이 있기 때문에 잘 조합하면 보완해 가면서 일을 진행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지 교환이 이뤄진 이후 남은 절차는 SOFA(주한미군 주둔협정) 규정에 따라 성주 골프장을 미국 측에 공여하고, 기본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이다. 이러한 과정이 모두 종료되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철조망 설치를 시작한 만큼 일단 사드 포대가 들어온 이후에 나머지 절차들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이후 절차에서 장애물이 되더라도 일단 포대를 먼저 들여오는 일종의 '알박기' 형태로 사드 배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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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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