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차기 대통령과 '뒷거래' 하려고 기습 하야한다?

야당 "탄핵 직전 자진 사퇴는 꼼수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설'을 다시 제기하자, 야권에서는 일제히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버스는 떠났다"는 것이다.

탄핵 인용이 확실시된다는 전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크게 세 가지로 예측된다. 첫째, 탄핵이 인용되면 특검이 종료되더라도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 수사할 명분이 더 커지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고 탄핵이 각하되면 검찰이 구속 수사를 하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진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받을 수 있다. 셋째, 전직 대통령 지위를 유지한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국면에서의 여론전과 차기 정부 출범 시 형량 감형, 사면 등을 시도할 수도 있다. '정치적 뒷거래'를 하기에 용이해진다는 말이다.

청와대는 '하야설'을 일축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특검이 종료되는 오는 28일 이후부터 탄핵 선고일 직전까지 자진 사퇴를 급작스레 결단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측에서 자유당 시절에나 어울리는 '하야론'을 띄워 간보기를 하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청와대가 뒤늦게 부인하는 낯 뜨거운 연출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자유한국당은 광장에서는 내란 선동이나 다름 없는 국론 분열과 탄핵 불복을 획책하고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탄핵의 다른 말이 '자유당 해체'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이 인용되길 소망한다. 하야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꼼수는 안 된다. 마지막 순간이라도 대통령답게 두 발로 서서 눈 뜨고 죄를 받아야지 죄값을 모면하려고 무릎 꿇고 꼼수를 부리는 비열한 모습을 보이시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탄핵 소추된 대통령 측이나 대리인 그리고 친박이 공공연히 헌법 절차에 시비를 걸고 불복을 미리 얘기하는 것은 또 다른 헌정 파괴, 탄핵의 당연성을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하야설'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지만, 같은 당 정병국 대표를 비롯한 당내 의원들의 반발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 박근혜 '자진 사퇴론' 솔솔…마지막 '꼼수'인가?)

바른정당 김성태 의원도 "친박 자유한국당에서 자진 사퇴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미안하지만 버스는 떠났다"면서 "참으로 안타깝지만 대통령으로서 더 이상 궁색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 그것이 마지막 남은 명예를 지킬 일"이라고 했다. 김성태 의원은 "나라를 반쪽 내고 머리 숙여 사죄하지 않는 친박 패거리 여당, 적반하장 꼼수로 일관해온 대통령이 이제서 자진 사퇴를 거론하는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염치조차 없는 후안무치한 발상"이라며 "대통령 탄핵이 초 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하야설은 꼼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 등은 최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론'을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 또한 이날 사설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우리 사회가 기각되면 혁명, 탄핵되면 피가 대립하는 막다른 골목으로 꼭 들어가야만 하느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자진 사퇴설'에 힘을 실어줬다. 또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은 '자진 사퇴'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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