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돌연 특검 출석...뇌물죄 수사 염탐?

태도 바꾼 최순실, 오늘 특검 자진출석…뇌물죄 첫 조사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에 비협조로 일관했던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9일 오전 특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최씨는 이날 특검에 나와 삼성그룹으로부터 대가성 자금을 수수했다는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최씨를 상대로 한 특검 차원의 뇌물죄 조사는 처음이다.

특검은 소환 요구에 불응해 온 최씨에 대해 지난달 25일과 이달 1일 각각 체포영장을 집행해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의혹과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관련한 금품 수수 의혹 등을 조사한 바 있다.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돕고 그 대가로 거액을 지원받았다는 의혹 전반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검 관계자는 "최씨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을 조사한다는 방침인데 아무래도 핵심 수사 사안인 뇌물죄 관련 조사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특검은 최씨가 이번에도 출석을 거부할 것으로 보고 세 번째 체포영장 청구를 준비했으나 지난 7일 돌연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혀 급히 계획을 수정했다.

최씨가 갑자기 수사 비협조 기조를 바꾼 데 대해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연결짓는 시각이 있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앞서 뇌물죄와 관련해 특검이 확보한 증거 및 진술, 수사 진척 상황 등을 파악함으로써 대통령 측 대응 논리 마련에 도움을 주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최씨의 자진 출석이 대통령 측과 긴밀한 공조의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최씨가 이전 조사처럼 진술거부권(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팀과 고도의 '탐색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 측은 애초 이날 청와대 경내에서 대면조사를 받기로 특검과 잠정 합의했으나 특검의 조사 일정 유출을 이유로 거부하고 재협의를 통보했다.

양측은 이르면 이날 일정 재조율에 착수할 방침이다. 특검은 이번 주 안에 조사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나 박 대통령 측은 다음 주로 미루는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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