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가 심상치 않다"…야3당 '2월 탄핵' 불발 성토

추미애 "대보름 탄핵 총력 투쟁"…박지원 "3월 13일 전에 탄핵 선고해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측의 무더기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2월 말 탄핵 결정이 물 건너 가자, 야권은 일제히 헌재에 유감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3당 대표 회담을 제안하면서 탄핵을 두고 야권 공조가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사실상 2월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적어도 2월 말까지는 이 지긋지긋한 상황이 끝나기를 바랐던 국민적 기대를 저버린 헌재의 결정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광장 촛불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는지 몰라도 탄핵 민심은 한치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헌재는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1일 대보름 촛불을 기점으로 조기 탄핵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는 총력 투쟁을 국민과 함께 전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 야3당 대표 회담을 열어 조기 탄핵 완수와 특검 연장을 촉구해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동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 대행이 퇴임한 이후, 심리를 진행하거나 결정서를 작성한다면 심판에 참여한 재판관의 의견이 원천 봉쇄되는 매우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헌재가 3월 13일 이전에 탄핵을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지난 6일 상무위원회의에서 "어째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 않다"면서 "야3당의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 대선은 후보들에게 맡기고 탄핵 가결을 이끌어냈던 야3당 탄핵 공조를 즉각 복원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야3당이 탄핵을 빨리 인용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는 만큼, 야권 공조가 다시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야3당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2월 탄핵' 결정이 물 건너가면서다. 헌재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이 신청한 증인 8명을 채택하면서 오는 16일, 20일, 22일을 추가 변론 기일로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지연 작전'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에 이어 3월 13일 이정미 헌법재판관마저 퇴임하면 헌재에 남은 7명의 재판관 중에 2명만 반대해도 탄핵이 무산된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오는 2월 말로 종료가 예정된 특검 활동 기간을 연장하지 않을 뜻을 내비친 것도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야당은 새누리당 친박근혜계가 '태극기 집회'에 나가 세 불리기를 시도하는 것도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련 기사 : 野 "특검 조사 방해 황교안 탄핵 결의해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 대선 후보들도 '대선 모드'보다는 '탄핵 총력 집중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촉구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권한 대행은 특검을 연장하고,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관련 기사 : '2말3초 탄핵' 불투명…문재인 "안심할 수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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