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반격의 타깃', 고영태 치정극?

이번 주 최순실과 법정 대면…헌재 출석 여부 주목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와 그의 국정농단 사건을 폭로한 더블루케이 전 이사 고영태 씨가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한다.

고 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6일 열리는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7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낸 뒤 두 달 가까이 종적을 감췄던 고 씨가 이 자리에서 추가 폭로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고 씨는 한 때 최 씨의 측근으로 활동하며 최 씨가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을 강요한 정황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핵심 인물로 꼽힌다.

반면 최순실 씨는 앞선 공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증인들에게 직접 물을 수 있게 해달라며 직접 신문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도 최 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6일 법정에서 두 사람이 날선 공방전을 벌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최 씨는 지난 16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도 고 씨 등을 겨냥해 "나를 모함하기 위해 작전을 꾸몄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 씨의 이 같은 주장은 국정농단 사건을 "누군가의 기획"이라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특히 두 사람의 직접 대면 시, 과거 내연관계였다는 의혹과 관련된 발언이 나올 것인지도 관심을 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단인 이중환 변호사는 지난 1일 "이 사건의 발단은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국농 농단 사건의 출발점을 '막장 치정극'으로 몰아 고 씨 증언의 신빙성을 무너뜨리고 탄핵 소추의 정당성 자체를 허물려는 박 대통령 측의 반격이다.

이에 따라 두 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고 씨가 법원에 이어 이번 주 열릴 헌재 심판정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할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 측이 고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는 가운데, 헌재는 오는 9일 열릴 12일 변론기일에서 그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고 씨의 주소로 수차례 우편과 사람을 보냈지만 출석요구서 전달에 실패한 헌재는 6일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고 씨를 접촉해 직접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고 씨가 이를 받아들여 헌재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박 대통령 측은 최 씨와의 '내연관계', '성관계' 등을 집중 추궁하며 여론의 관심을 막장 치정극에 집중시켜 탄핵 심판의 본질에 대대적인 물타기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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