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편찬위 비밀 해제, 예상대로 '뉴라이트'

친일 독재 미화 전력…野 "정부가 비밀로 한 이유 알겠다"

한국사 국정 교과서 최종본이 31일 베일을 벗었다. 교육부가 끝까지 비밀에 부쳤던 국정 교과서 편찬심의위원 명단도 이날에야 공개됐는데, 곧바로 '뉴라이트 편향' 논란이 벌어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즉각 국정 역사 교과서를 폐기하라. 국검정 혼용 시도도 불가하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법원에서도 국정 교과서 편찬심의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했는데, 그동안 정부가 국회에서도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면서 "12명 심의위원 면면이 너무 편향적이다. 과격하고 심각한 역사 인식을 가진 분들"이라고 비판했다.

국정 교과서 편찬심의위원장인 이택휘 전 서울교육대학교 총장은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에 이름을 올렸다. 이택휘 위원장을 비롯해 허동현(경희대학교 교수), 강규형(명지대학교 교수) 위원은 모두 대표적인 뉴라이트 계열로 평가받는 '한국현대사학회' 출신이다. 강규형 위원은 '친일, 독재 미화' 논란이 벌어졌던 교학사 교과서를 "가장 안전한 교과서"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일본 가미카제를 "산화했다"고 표현하고, 제주 4.3 항쟁을 "공산 폭도들이 일으켰다"고 해 국정감사장에서 비판받은 바 있다. (☞관련 기사 : 교육부 기관장 "제주 4.3은 공산 폭도들이" 망언)

그밖에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도 끝내 자신이 심의위원인 사실을 부인했지만, 심의위원에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감사장에서 위증한 것이다.

문제가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와 '일본 군 위안부 피해 축소' 논란도 최종본에서 여전했다. 두 야당 교문위원들은 "가장 논란이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부분은 바뀐 것이 없다. 표현도 전체 분량 9쪽도 그대로"라고 비판했다.

야당 교문위원들은 "위안부 피해자 관련 기술은 더 후퇴됐다. 위안부 피해자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최종본 230쪽, 현장 검토본 228쪽)은 오히려 삭제됐고, '강제 동원된 일본군 위안부'라는 사진 설명은 '연합군에 발견된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으로 완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성명에는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김민기, 김병욱, 노웅래, 박경미, 손혜원, 신동근, 안민석, 오영훈, 유은혜, 전재수, 조승래 의원, 국민의당 송기석, 안철수, 이동섭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날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정부의 국검정 교과서 혼용 방침에 대해 "다양성 보장 차원에서 다행스런 조치로 평가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오 대변인은 "국정 교과서 논란이 '올바른 역사 교육'이라는 본질을 벗어나 이념 대립의 수단으로 변질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른 야당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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