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조수미까지 사드 보복 희생양 된 의혹"

"이유조차 밝히지 않고 비자발급 거부"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정부가 경제.문화적 보복을 뜻하는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무성한 가운데 최근 클래식 공연계까지 한한령이 불어닥친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에 이어 소프라노 조수미의 중국 공연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연을 한달 정도 앞두고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한한령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중국 공연 한달을 앞두고 돌연 비자발급 거부를 당해 한한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뉴욕타임스> "중국 교향악단들, 조율한 듯 일괄 취소 공지"

<뉴욕타임스>도 24일 조수미 씨의 중국 공연 취소에 대해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 의혹'이라는 시각으로 이 사례에 주목했다.

신문은 "그래미 수상자인 한국의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중국 본토에서 정상급 교향악단 3곳과 협연을 할 예정이었으나, 공연 한 달을 앞두고 돌연 3개 교향악단들이 조수미 씨가 공연을 하지 않게 됐다고 개별적으로, 그러나 서로 조율한 것으로 보인 공지를 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뉴욕타임스>는 "조수미 씨의 공연 무산은, 지난해 7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고 발표한 이후 한.중간의 정치적 갈등으로 한국 클래식 연주자들까지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조수미 씨와 협연하기로 했던 상하이심포니, 광저우심포니, 차이나필하모닉 등 3개 교향악단은 조수미 씨의 협연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조수미 씨와 함께 협연 지휘자로 예정됐던 정민 씨도 모두 중국인 연주자들로 교체됐다.

조수미 씨도 자신의 공연 무산의 배경을 '한한령'으로 밖에 볼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씨는 24일 SNS를 통해 "저의 중국투어가 취소되었음을 알립니다.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취소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습니다"라며 "국가간의 갈등이 순수문화예술분야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큽니다"라고 밝혔다.

조수미 씨 같은 세계 정상급 클래식 아티스트의 국제공연이라면 몇년 전부터 준비해 최종 계약도 1년 정도 앞두고 이뤄진다. 조 씨의 소속사인 SMI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번에 취소된 공연은 지난해 이미 계약이 다 끝난 상태였다"라며 "지난 10년간 거의 매년 중국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이런 적은 없었기 때문에 너무 당혹스럽고, 사드 보복 여파가 문화예술계까지 흔들고 있는 현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과 관련된 업계에서는 한한령을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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