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은 오늘 집에 가면 안 된다"

참여연대 "이재용 구속 수사, 증거 인멸 막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이 부회장이 지닌 영향력을 고려하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검 조사를 받고 귀가하면, 수사팀이 관심을 두는 증거 자료를 인멸하도록 지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긴밀한 사이인 최순실 씨 일가에게 수백억 원대를 지원했다. 특검은 이에 대해 뇌물 공여 혐의를 두고 있다.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이권을 노리고, 삼성 측이 최 씨 일가에게 돈을 줬다는 게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서 '거짓 증언'을 한 의혹이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위증죄가 적용된다.

"지난해 고발은 그냥 넘어가더니, 왜 이제야…"


특검이 이 부회장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로 부른 건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구속 영장 신청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말이 있다. 마침, 참여연대가 이날 이 부회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왜 하필 이제야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는지에 대해 개탄했다. 이 부회장이 최 씨 일가를 지원하면서 기대했던 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에 대한 국민연금공단의 찬성이라고 알려졌다.

당시 합병에 대해선 이미 다양한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참여연대는 지난해 6월 이재용 부회장 일가, 삼성물산 경영진, 국민연금공단 등을 배임과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그런데 검찰은 한 차례 고발인 조사를 했을 뿐이었다. 지난해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뒤에야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너무 늦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참여연대는 "만약 검찰이 작년 참여연대의 고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수사했다면, 삼성그룹과 박근혜 대통령의 검은 거래가 보다 일찍 분명하게 드러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년 이상 징역' 범죄, 구속 수사가 당연하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 영장 청구를 검토한다고 한 데 대해 "지극히 당연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에겐 수백억 원 대 뇌물을 박 대통령 측에게 전달한 혐의가 있는데, 이는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해져야 할 중대한 범죄"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피의자 이재용'은 삼성그룹의 사실상의 총수로서 자신의 형사 책임의 면책을 위한 허위 진술 교사와 증거 조작 등 증거 인멸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서, "피의자 신문 이후 그를 풀어 준다면,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연대는 "유사한 범죄에 대한 통상적인 수사라면, 그 피의자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다음 긴급체포에 이어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백억 원의 뇌물을 제공하여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무기징역에 처해져야 할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고 수사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 보라"고도 했다.

참여연대는 "만일 오늘, 피의자 이재용이 피의자 신문 이후 별다른 조치 없이 귀가한다면 이는 통상적인 범죄수사 사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고 재벌 총수에 대한 특별한 배려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는 "'법 앞의 평등'이 아니라 '가진 돈에 따른 불평등'"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용 구속 수사, 증거 인멸 막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

그리고 참여연대는 "피의자 이재용에 대한 구속 수사는 추가적인 증거 인멸을 막아 실체적인 진실을 확보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최고 경제 권력이 최고 정치 권력을 매수하여 국민의 노후연금과 소액주주의 몫을 축내고 빼앗아 자신의 주머니를 채웠다는 전대미문의 범죄가 바로 피의자 이재용의 죄책"이라며 이 부회장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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