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NN 기자, 당신 회사 가짜야" 원색 비난

"러시아가 대선 해킹의 배후"…러시아 개입 인정

러시아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음탕한 행위와 관련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트럼프 당선자는 '가짜 뉴스'라고 반발했다. 그는 해당 내용을 보도한 CNN에 "가짜 뉴스를 만들고 있다"고 쏘아 붙였다.

11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가진 트럼프 당선자는 이 보도와 관련 "완전히 가짜로 만들어진, 거짓말이다"라며 "그런 일은 있지도 않았고, 나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말했다.

앞서 10일 CNN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국의 정보기관 수장들이 트럼프 당선자와 관련된 음탕한 개인 정보를 러시아 당국이 가지고 있다는 첩보를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 <뉴욕타임스> "트럼프 섹스비디오 첩보"에 미국 발칵)

이들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트럼프 당선자가 러시아의 호텔에서 성매매 여성을 불러 음란한 짓을 하게 하고 즐거워했다는 내용을 포함, 민감한 정보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공을 들여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트럼프를 본인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첩보 내용은 트럼프가 연루된 '섹스 비디오'에 대한 언급이 포함됐을 정도로 자극적이다. 러시아 관료들이 트럼프를 옭아매기 위해 사실상 뇌물이나 다름 없는 수익성 거래를 제안했다는 내용도 있으며, 심지어는 러시아의 정보기관(FSB)이 지난 5년 동안 트럼프를 관리했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를 보도한 CNN에 대해 불쾌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현장에 있던 CNN 짐 아코스타 기자에게 "당신 회사는 엉망이야", "당신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지 않을 거야", "당신 회사는 완전 가짜야"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 1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본인과 관련한 음란한 내용의 루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미국 대선 해킹 배후였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공식 석상에서 이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대선 해킹의 배후였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가 미국을 해킹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특히 "푸틴은 해킹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푸틴이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맞서 미국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또 본인과 관계가 있는 누군가가 러시아와 접촉했는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맞서 도입했던 제재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자는 푸틴 대통령이 본인을 좋아한다면 그것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와 사업 거래를 했거나 돈을 빌린 사실이 없다면서 "내가 미국을 이끌게 되면 러시아는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을 존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푸틴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길 바란다"면서 "물론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본인의 사업과 대통령 직무 간의 이해 충돌 소지를 없애기 위해 두 아들에게 사업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 있는 두 아들인 도널드와 에릭이 회사를 운영할 것이다"라며 "이들이 아주 전문적인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것이고, 나와는 회사 운영문제를 상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기업에 대한 통제권을 완벽하고 완전하게 넘기는 서류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그는 미국의 민간 기업이 외국에서 생산 시설을 확대하는 계획을 변경하도록 계속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 케어)를 폐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멕시코와 국경에 장벽을 쌓는 방안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납세 내역을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기자들만 궁금해 한다. 국민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서 공개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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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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