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마사회장 임명 이유가 "경제 살리기 위해"

대정부 질문 출석한 황교안 "대선 출마 생각 없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은 20일 '대통령 놀이'에 골몰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황교안 권한 대행은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하면서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 인사권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득이하게 단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막상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에 뭐했느냐는 질문에는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에 출석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대통령 권한 대행이 대정부 질의에 출석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출석을 기피했지만, 야당의 압박에 못 이겨 결국 출석키로 했다. 국무총리실은 '협치'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황교안 권한 대행이 '대통령 놀이'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 있느냐"고 돌직구를 던졌고, 황교안 권한 대행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도 "선출되지 않은 분이 인사권 행사를 강행하고, 황제급 의전을 요구하며 대통령 '코스프레'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황교안 대행은 "권한 대행이 인사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관해 많은 논의가 있지만, 문제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득이 인사를 단행해서 공백들을 메워갈 수 있다"며 "경제가 어려운데 조금이라도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도움되는 공백들은 부득이 메워야 하지 않나"라고 답했다. 황교안 권한 대행은 최근 한국마사회장 인사를 단행한 바 있는데, 마사회장 인사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 셈이다.

하지만 대통령 권한인 '인사권'을 행사한 황교안 권한 대행은 정작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대한 책임을 묻는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의 질문에는 "AI는 농림식품부 관할"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이 "AI가 한 달만에 전국적으로 퍼지고, 1900만 마리가 살처분됐는데 뭐했느냐"고 질타하자, 황교안 권한 대행은 "AI 발생 직후부터 기본적으로 담당하는 부서는 농식품부이기 때문에 농식품부 장관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황교안 권한 대행은 "총리실은 총리실대로 과거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나 이런 경험을 토대로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대응하게 하고 모든 자원을 지원하면서, 농림부 장관에게 컨트롤 타워가 돼서 책임을 다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AI에 대한 책임을 농림부에 떠넘긴다면, 도대체 무슨 의제가 중요하느냐는 질문에 황교안 대행은 "비상 상황에서 제일 먼저 챙겨야 할 건 안보 문제이고, 경제를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의 재벌 개혁 문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개혁 문제, 법인세 인상 문제 등에 대해 황교안 대행은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국민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재벌도 공범이라고 외치는데 동의하느냐"고 질문하자, 황교안 대행은 "대기업 집단 전반을 한 덩어리로 해서 판단할 일은 아니고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피해갔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재벌 총수 사면권을 행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이 정부는 사면을 아주 예외적으로 시행했다. 기업인 두 세명 정도"라고 옹호했다.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관제 데모를 지원하고 미르, K스포츠재단에 불법 모금을 주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황교안 대행은 "대기업 전반이 벌이는 공익 활동, 기부 활동 전체를 우리가 부정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옹호했다. 공공기관을 전경련에서 탈퇴시키겠느냐는 질문에는 "전경련 가입 문제는 회원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의 지적에는 "소득 재분배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 노력에 따라서 최근 지니 계수가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선진국은 법인세를 오히려 낮추고 있다"고 거절했다.

한편, 이날 대정부 질문에 나오지 않으려 했던 것이 사실이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의 질의에 황교안 대행은 "권한 대행이 국회에 나와 답변한 전례가 없었고, 제가 권한 대행으로서 자리를 혹시 비우는 상황에서 위기 상황이 생기면, 긴밀히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나올지 말지) 여러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아 야당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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