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한 달째 켜졌다. 야3당의 공조로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된 가운데, 시민들의 분노는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을 향했다.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3일 오후 2.28기념공원 앞 도로에서 '#내려와라 박근혜 5차 시국대회'를 진행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이게 나라냐'를 외친 시민들은 대통령의 사실상 사퇴 거부 발언과 새누리당의 탄핵 반대입장에 분노하며 주말마다 거리로 나와 촛불 정국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TK(대구경북)가 싼 똥(박근혜), TK가 치우자', '탄핵부결 각오하라', '국민에게 떠넘기는게 사심이다' 등의 피켓을 들고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정치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3만 5천여명이 참석했으며 5만여명이 행진했다. 이들의 행렬은 2.28기념공원에서부터 중앙네거리까지 350m가량 이어졌다.
또 이날 시국대회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를 향해 야유를 보내며 "흔들리지 말고 탄핵에 나설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탄핵안 발의를 위한 야3당 공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다 뒤늦게 선회하면서 이날 새벽 야3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2시간가량 집회를 가진 후 수성구 새누리당 대구경북시도당까지 4km를 행진하며 '새누리당 해체하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국민이 승리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당사 입구에 '박근혜 즉각퇴진', '새누리 해체' 문구가 적힌 피켓를 달고 '내시환관당·주범이당'이라는 현판을 덧붙이기도 했다.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새누리당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이들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3차 대국민담화에서 권한을 국회에 넘기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손정화씨는 "대통령은 경찰조사를 받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며 "매주 피토하는 심정으로 광장에 나오는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국정교과서 강행 등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시국대회에 참석해 가족과 함께 자유발언한 정상욱씨는 "추운데 떠들어봐야 바뀌겠냐고 하는 사람들은 혼이 비정상인 사람들"이라며 "두 아이에게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려고 나왔다. 우리의 외침이 희망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아들 정범희군도 "아빠에게 들은 이야기 중 세월호 참사가 가장 슬프고 화난다"며 "힘이 약한 사람들은 연대해야 한다. 연대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덕원중 2학년 손보경씨는 "지금 공부를 한다면 제 미래는 밝아지겠지만 촛불을 들고 함께 한다면 모두가 행복해 질 것이라 믿기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조강연씨도 "정치권과 대통령은 주말을 포기하고 차가운 길에 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시국대회에 앞서 청소년들과 장애인들도 집회를 열고 현 시국과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대구청소년시국선언단'과 '대구청소년박하모임(박근혜 하야모임)'은 오후 3시 한일극장 앞에서 '박근혜의 나라에서 청소년의 나라로'를 주제로 시국대회를 열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도 삼덕네거리에서 '가짜복지 가짜정권 박근혜는 퇴진하라, 부글부글 결심대회'를 갖고 부양의무제·장애등급제 폐지와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예산 확대 등을 촉구했다.
한편, 대구시민행동은 오는 10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6차 시국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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