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 '온정적 보수' 본색…"사형 반대"

"MB정부, 생명존중과 인권보호 공든탑 일거에 무너뜨리나?"

'차별화된 보수'를 지향하는 자유선진당이 정부와 한나라당의 사형집행 군불떼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12일 "정부와 여당의 시대착오적인 사형조기집행 논의를 개탄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야만적이고 비문화적인 감정적 논의부터 시작하다니"

박 대변인은 이날 당정 협의에서 사형집행 재개가 논의된 사실을 언급하며 "사형조기집행논의가 대통령으로부터 연유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일, '이 문제를 당에서 논의해 달라'고 하자, 전광석화처럼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가 화답을 하고, 불과 10일 만에 당정협의가 진행된 것이다"고 개탄했다.

그는 "최근 군포에서의 연쇄 살인사건과 제주도에서의 여교사 살해사건 등 극악무도한 범죄가 연이어 터지면서 국민들로서는 감정이 격화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정을 책임진 정부와 여당이 그 해결책으로서 치안을 강화하고 제도적 결함을 치유할 생각은 하지 않고 사형집행이라는 야만적이고도 비문화적인 감정적 논의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넘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학교수 출신인 박 대변인은 "1895년 녹두장군 전봉준이 근대사법제도 도입 이후 첫 사형수가 된 이래, 현재 우리나라에는 58명의 사형수가 있지만 만 11년째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국제적으로는 실질적인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어 있다"면서 "UN인권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표명해 온 사형제도에 대한 우려를 받아들인 결과이기도 하지만, 오판의 가능성과 함께 지난 세월동안 사형제도가 정권유지수단으로 악용되었던 데에 대한 뼈아픈 자성의 일환이기도 했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 UN이 106대 46의 압도적인 표차로 '사형제도에 대한 글로벌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이제 사형제도 폐지는 국제사회의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었다"면서 "그런데 어찌하여 우리 정부는 그동안 쌓아 올린 생명존중과 인권보호라는 공든 탑을 일거에 쓰러뜨리면서 인권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려고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체로 사형제 폐지에 우호적인 의원들이 많은 민주당조차 이 문제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내정당 가운데선 민주노동당에 이어 선진당이 '사형 집행 반대'입장을 공식화 한 것이다.

17대 국회에서 유인태 전 의원의 주도로 사형제 폐지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발의 나흘 만에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이 급속히 악화, 이후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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