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 촛불' 50일째…"철회될 때까지 하나의 뜻"

[언론 네트워크] 1000여 명 "흩어지면 사드 오고 뭉치면 평화 온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경북 성주군 주민들의 촛불이 50일째 켜졌다.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재복 정영길 백철현 김안수)'는 31일 저녁 군청 앞에서 50번째 사드반대 촛불집회를 열었다.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 이웃들과 함께 온 어르신,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온 주민 등을 비롯해 1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흩어지면 사드오고 뭉치면 평화온다', '성주가 앞장서 한반도평화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했다.

▲ 50번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세림씨 가족(2016.8.31.성주군청 앞) ⓒ평화뉴스(김지연)

특히 이날은 50일째를 맞아 주말마다 열리는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성주 주민들의 통기타 동호회 '예그린'과 율동팀 '평화를 사랑하는 예술단(평사단)'을 비롯해 부산의 인디밴드 '액트', 부산·경남 예술인들이 결성한 '한반도 사드배치반대 유랑극단(유랑극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유랑극단의 황경민, 최정태씨는 자작곡 '성주할매풀이'를 선보이며 주민들을 응원했다. 이들은 "불쌍하다고 가엾다고 찍어준 그 한 표가 이제 와서 비수됐다"는 가사를 통해 주민 의사 없이 사드배치를 강행한 정부 여당을 꼬집었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주민들은 뜨거운 박수와 호응을 보냈다.

▲ 부산에서 온 인디밴드 '액트'의 공연(2016.8.31) ⓒ평화뉴스(김지연)

인디밴드 액트 보컬인 유미희씨는 노래 공연 후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싸워온 주민들이 존경스럽다"며 "고향 땅에 난데없이 군사시설이 들어와 성주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이 난관을 이겨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성주 주민들도 서로를 격려하며 50번째 촛불집회를 자축했다. 성주읍에서 자영업을 하는 천모(57)씨는 "간절한 마음으로 많은 이들이 사드배치 철회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생업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처럼 할 수는 없지만 한 자리라도 더하기 위해 늦게라도 오곤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집회를 이어온 성주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이날 촛불집회에는 성주 주민 1천여명이 참석했다(2016.8.31) ⓒ평화뉴스(김지연)

▲ 50일째 열린 성주 주민들의 사드배치반대 촛불집회(2016.8.31) ⓒ평화뉴스(김지연)

평사단에서 활동하며 매일 사드반대 집회서 공연하는 박세림(성주읍)씨는 이날 남편, 아이와 함께 촛불을 밝혔다. 그는 "사드 반대라는 하나의 뜻으로 촛불집회가 50일동안 계속됐다. 스스로 대단하게 생각한다"면서 "성주 주민들은 가족과 고향, 나아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50번째 촛불집회에는 외국인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온 한 30대 남성은 "친구를 보러 성주에 왔다가 인간띠잇기도 봤다. 매일 열린다는 촛불집회에도 참석해보고 싶어서 왔다"며 "즐겁게 사드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이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전했다. 또 "사드 때문에 과거처럼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 외교적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국가적 차원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한국과 우호적으로 잘 지내고 싶다"고 했다.

▲ 촛불집회에 참석한 한 러시아 남성의 옷에 달린 리본(2016.8.31) ⓒ평화뉴스(김지연)

한편, 사드배치 철회를 위한 성주 주민들의 촛불집회는 9월부터 30분 앞당겨져 7시 30분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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