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방부는 오늘 오전 9시 30분경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하여 북한 인민무력부 명의의 대남 전통문에 대한 답신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국방부는 답신 전통문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이 군사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비핵화에 대한 북측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의지와 함께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일 북한 국방위원회는 공개서한을 통해 자신들이 지난 제7차 당 대회 때 언급한 남북 군사회담 제의와 관련, 남한의 조속한 응답을 촉구했다.
이어 바로 다음 날인 21일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는 남한 군 당국에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군사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접촉을 제의하는 통지문을 발송했다.
잇따른 북한의 군사회담 요구에 정부는 "북한과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기본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이미 북한에 대화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통지문의 형식으로 다시 북한에 입장을 전달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문 대변인은 "북한이 전통문을 보내면 지금까지 우리가 답신을 다 보내왔다. 그러한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해서 보낸 것"이라고 답했다.
비핵화-평화협정 병행? "비핵화 우선"
북한이 이틀 연속으로 군사회담을 제의한 것을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봐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이번 군사회담을 제의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와해하고 우리 내부의 공론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책동"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불순한 의도가 명확하게 확인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화를 수용하는 것 자체가 국제 사회의 공조를 약화시켜서 북한의 비핵화만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 역시 같은 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회담 제의 의도는 남남갈등과 국제 제재의 균열을 노리는 의도가 있다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당 사업총화보고에서 나왔던 후속 조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군사회담을 계속 거부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냐는 질문에 문 대변인은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입장표명도 없이 대화를 제의하는 것은 진정성이 결여된 위장평화 공세이고, 가짜 평화"라고 잘라 말했다.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 논의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문 대변인은 "그렇다. 우선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의지와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남북의 통지문은 지난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차단됐던 서해 군 통신선으로 오갔다. 서해 군 통신선의 재개라고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정부가 차단한 적이 없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차단한 것이고 자기들 필요에 의해 잠깐 열어서 전달한 것이기 때문에 (재개 여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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