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 시민보다 대통령이 '우선'

박근혜 대통령 방문 3시간 부산전역 사전 안내없는 통제 '시민불편 나몰라라'...'우범지대 대통령 올 때만 방범 강화' 볼멘소리

박근혜 대통령의 16일 부산 방문 동선을 두고 선거지원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동선 중에 볼모로 잡혀 있던 부산시민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반 부산 해운대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시작해 서구 수산가공선진화단지와 사하구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 방문을 끝으로 오후 1시반 서울로 돌아갔다.

박 대통령이 이렇게 해운대에서 서구 사하를 잇는 부산시내 완주를 하는 동안 대통령이 지나는 곳곳에는 경찰 병력들이 길을 막고 서서 몇 십분씩 차량과 보행자를 통제하며 갈 길을 막아섰다.

▲ 16일 오전 11시쯤 부산 사하구 감천동의 한 도로. 영문을 모르는 차량 정체로 시민들이 갑작스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경호 차량들이 유유히 건너편 도로를 지나고 있다. ⓒ최상인 기자

영문도 모르는 채 무작정 경찰 통제를 받고 있던 시민들은 급기야 대통령 때문이란 것을 알고 나자 정부와 경찰에 강한 불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사하구 감천 방향에서 서구쪽으로 향하다 경찰의 지시에 차를 멈춰선 장모(28)씨는

"매일 지나는 길인데 오늘 몇 십분씩 도로에 서있어야 해서 이상했다" 며 "경찰이 하루 전날이라도 현수막이나 안내문으로 차량통제를 알려줬어야 했다" 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대로 주행하던 박모(29)씨는 "생업때문에 시간을 다투는 서민들 생각은 안하나, 거래처에 약속을 못지켜 입는 피해는 정부가 보상하냐" 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경찰의 태도도 문제였다.

영도구 방면에서 사하구로 향하던 김모(34.여)씨는 “경찰에게 왜 서있어야 하는지 물어봐도 대답을 안해주더라”라며 "바빠서 좀 지나가자고 하자 (경찰이) 차 빼라고 소리를 질러 깜짝 놀랐다" 고 시민을 위한 경찰인지 의문을 표시했다.

▲ 16일 오전 11시쯤 부산 사하구 감천동의 한 도로. 영문을 모르는 차량 정체로 시민들이 갑작스런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경호 차량들이 경찰차를 따라 유유히 건너편 도로를 지나고 있다.

교통 불편이나 불친절 말고도 시민들의 아쉬움은 다른쪽에서도 터져나왔다.

평소 우범지역인 사하구 감천지역.

경찰은 하루전인 지난 15일 오후부터 박 대통령이 지나가는 이 일대에서 예행연습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천지역에 사는 김모(28)씨는 "어젯밤부터 주변에서 경찰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봤다" 며 "이 일대는 우범지역인데, 평소에도 (경찰이) 이렇게 방범 근무를 서준다면 얼마나 좋겠나. 꼭 누군가 와야 둘러보나" 며 불만을 표시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하루만 부산지역 전 기동중대와 전경 의경 중대 1000여 명을 배치해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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