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최고위원 3명 날린 더민주, 아직도 배 고파?

정세균, 종로 단수 추천…이해찬 공천 여부는 논의 안 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에서 사실상 배제한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과 오영식 의원(서울 강북갑)은 모두 3선 중진으로 각각 범주류와 '86 그룹'으로 분류된다.

전병헌 의원과 '86 그룹'의 핵심으로 꼽히는 오영식 의원은 문재인 당 대표 시절 둘 다 최고위원을 지낸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1일 두 의원을 '전략 공천' 지정 형식으로 공천에서 배제했다. 전날 당내 강경파였던 정청래 의원과 더불어 직전 최고위원만 3명이 공천에서 탈락한 셈이다. 당 지도부가 현재까지 고스란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탈당하기 전, 그에게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된 정청래 의원은 보수 언론으로부터 '운동권식 정치'를 한다고 찍힌 상태였다. 정 의원을 탈락시킨 것은 '보수 언론에 꼬투리 잡히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오영식 의원의 탈락도 상징성이 크다. 그는 전대협 2기 의장 출신으로 86그룹의 리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무능한 86 그룹'이라는 비판이 당내에서 심심치 않게 제기돼 왔다. 리더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한데다, 차세대 정치 그룹으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정체돼 있었다는 평가 때문이다. 오 의원의 탈락은 당내 86그룹의 긴장감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전병헌 의원은, 지금은 탈당한 국민의당 인사들의 '문재인 흔들기' 정국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적극 옹호한 인사다. 전 의원의 탈락 역시 상징성을 갖는다.

공천 여부에 대해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6선의 이해찬 의원(세종시)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핵심 주류 '친문재인' 인사인 전해철 의원 등의 공천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해찬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면 '물갈이'의 상징성은 더욱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천 배제 후유증으로 극심한 반발이 생길 경우, '물갈이 효과'는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된다. 탈락 인사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병헌·오영식, 경쟁력 낮고, 보좌진 실형 선고받아"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두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배경에 대해 "오영식 의원은 강북갑이 야당 우세 지역임에도 여론 조사 결과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고, 전병헌 의원은 보좌관과 비서관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설명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3선 '486 세대' 오영식 공천 배제)

김성수 대변인은 전병헌 의원에 대해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탈락자 평가 기준으로 '친인척 및 보좌관 측근 비리'를 꼽은 바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국민의당은 '부패 척결'을 내걸며 '친인척과 측근 비리'를 공천 심사 규정으로 내세운 바 있는데, 국민의당을 의식해 엄격하게 공천 심사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오영식 의원이 탈락한 강북갑에는 대체할 인물이 있다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했지만, 전병헌 의원이 탈락한 동작갑에는 대체할 인물에 대해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더불어민주당 전병헌 전 최고위원과 문재인 전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내걸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이해찬 의원의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김성수 대변인은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외에도 현역 의원 단수 추천 지역 28곳과 현역 의원 경선 지역 11곳, 원외 인사 단수 추천 지역 56곳을 발표했다. 현재 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목희 의원은 비서관 월급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가부 투표에서 지역구인 금천구가 경선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기사회생했다.

그밖에도 서울 노원갑에서는 장하나 의원이 고용진, 오성규 예비 후보와 경선하고, 강서구 을에서는 진성준 의원이 임윤태 예비 후보와, 송파병에서는 남인순 의원이 조재희 예비 후보와, 강동갑에서는 진선미 의원이 송기정 예비 후보와, 전북 익산갑에서는 이춘석 의원이 한병도 예비 후보와, 전남 순천시에서는 김광진 의원이 노관규 예비 후보와 경선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붙을 확률이 높은 정세균 의원(서울 종로‧5선), 원혜영(경기 부천시 오정구·4선), 박병석(대전 서구갑·4선), 이상민(대전 유성을·3선), 우윤근(전남 광양 구례군·3선), 안민석(경기 오산시·3선) 의원 등 중진 의원들 다수는 단수 추천을 받았다.

원외 인사로는 금태섭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이 '아들 로스쿨 압력' 의혹을 받은 신기남 의원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단수 추천을 받았다. 지난 4.29 재보선 당시 정동영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오면서 고배를 마셨던 정태호 관악을 지역위원장도 단수 추천을 받았다.

한편, 김성수 대변인은 "오늘 발표가 안 되는 일부 지역들은 앞으로 연대나 통합을 염두에 두고 고려한 지역들"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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