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조윤선 '불꽃' 신경전…"가나다순으로!"

공천 면접장서 팽팽한 긴장감…與 '텃밭' 서초 공천 경쟁 '후끈'

"재건축의 경우엔 이해 관계가 복잡해 속속 아는 사람만이 해결할 수 있어요. 처음 지역구 맡는 사람은 와서 이걸 익히는 데만 몇 년 그냥 가거든요. (지역 사정을) 가르쳐 주는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 새누리당 서초갑 예비 후보 이혜훈 전 최고위원

"국회의원,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당·정·청을 두루 지낸 과정을 (면접 때 어필했습니다) … 조합마다 사정이 달라 맞춤형으로 해야 하는데, 1000일 동안 (당) 대변인을 한 조윤선이 조합의 대변인이 될 수 있다고 약속합니다."
- 새누리당 서초갑 예비 후보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새누리당 20대 총선 지역구 공천 후보자 면접 심사 사흘째인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 당사가 서초 갑 예비 후보들의 '불꽃 신경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초 갑에서는 이 지역에서 17대·18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당 안팎에서 명실상부한 '경제 전문가'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 이 지역에서 40년을 살아온 연고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과의 끈끈한 관계를 내세우는 있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이 맞붙고 있다.

김무성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예비 후보와 30년 변호사 생활 경력의 조소현 예비 후보도 서초갑 공천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취재진의 관심은 아무래도 이 강력한 두 여성 후보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었다.

팽팽한 긴장감 감돈 면접 대기실…"내가 서초갑 적임자"

이혜훈·조윤선 예비 후보 사이에는 면접 전부터 이후 언론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두 후보 모두 밝은 표정과 함께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려는 듯했지만, 저변에서부터 흐르는 '불꽃 신경전'이 감춰지지는 않았다.

예정된 면접 시각을 약 15~20분가량 앞둔 때부터 두 사람 간의 본격적인 기 싸움이 벌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예비 후보는 '조 예비 후보와 함께 서달라'는 취재진 요청에도 "같이 서긴요. 뭘요"하며 웃음을 보인 후, 대기실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취재진을 향해 재개발 이슈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해 나갔다.

'지역 사정을 손바닥처럼 잘 알고 있는 재선 의원이 적임자'란 게 이 예비 후보의 주장이다.

같은 시각 조 예비 후보도 이 예비 후보로부터 약 2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또 다른 일군의 취재진과 여론조사 국민·당원 참여 비율 문제를 두고 대화를 주고받았다.

'당원 30 국민 70 비율이 당의 원래 룰이지만 어떻게 정해도 괜찮다'는 이 예비 후보와 달리, 조 예비 후보는 100% 국민 경선을 선호하는 듯했다. 조 예비 후보는 "우리 지역은 한꺼번에 당원이 모집돼 주소가 불분명한 분이 많다고 들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혜훈·조윤선 '불꽃' 신경전…"가나다순으로"

네 명의 서초갑 예비 후보는 면접 시각이 임박해 오자 당 관계자의 안내로 면접 장소 앞 간이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이 과정에서도 이 예비 후보와 조 예비 후보 사이에서 간이 의자에 앉는 순서를 두고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 예비 후보는 "(후보자들이 앉는 순서가) 가나다순이면 이게 아니잖아요"라면서 나머지 세 후보와는 달리 서 있기를 고수하다, 조 예비 후보가 가나다순에 맞게 자리를 바꾸어 앉자 함께 의자에 앉아 면접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면접은 약 15분가량 진행됐다. 네 명의 예비 후보는 돌아가면서 '1분 자기 소개' 시간을 가졌고, 이후 '다른 후보의 닮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서초 복지 예산이 부족한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란 공통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이 예비 후보는 "조윤선 후보를 제가 닮고는 싶은데 '얼짱'이라서 제가 닮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고. 조 예비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이혜훈 예비 후보가) 저돌적이라고 했는데 저 역시 같은 점을 좋은 점으로 말했다"고 했다.

네 명의 후보가 취재진의 요청으로 '포토 타임'을 진행할 때도 신경전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이 계속해서 연출됐다.

조 예비 후보가 나머지 세 후보가 나란히 서 있는 곳에서 살짝 떨어져 서 있게 되자, 이 예비 후보는 취재진을 향해 "저희가 부르면 안 오실지도 몰라요. 좀 불러주세요"라는 농담을 던졌다.

조 예비 후보는 곧바로 '세 분 다 계시는구나'라면서 카메라 앞에 섰고, 이어 "가나다순으로 섭시다"하며 웃었다. 면접장 앞에서 벌어진 이 예비 후보의 '가나다순' 견제를 같은 방식으로 맞받아친 듯한 모습이다.

이 예비 후보는 이런 조 예비 후보의 말을 못 들은 듯 "(파이팅을) 왼손으로 할까요 오른손으로 할까요"라며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다.

네 사람은 '서초갑 화이팅' '새누리당 화이팅'을 외쳤고, 이 직후 이 예비 후보는 "저희 열심히 공정하게 경쟁하고 끝나고 하나가 되겠습니다"라고 명랑하게 선언하며 포토 타임을 자신의 주도로 마무리지었다.

이 예비 후보는 대기실을 떠나 기자들을 만나서는 "1분씩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는데 누가 굉장히 길게 했다. 그래서 시간을 다 잡아먹었다"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조윤선 후보가 길게 소개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예비 후보는 구태여 숨기지 않고 "맞아요"라고 답하며 "땡을 할 줄 알았는데 안 하더라고요"라고 웃었다.

조 예비 후보도 지지 않았다.

서초갑 현안인 재개발 이슈와 관련해 조 예비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현역의) 김회선 의원도 초선 의원으로, 30년 묵은 현안을 19대 때 해결한 게 많다"고 설명했다. 재개발 문제 해결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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