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3차 경선에서 20일(현지시각)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각각 승리를 거뒀다.
클린턴 전 장관은 무서운 기세로 자신을 추격하던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돌풍을 차단하는 귀중한 승리를 챙기면서, 오는 27일 이후 중요한 레이스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2차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압승에 이어 2연승을 거머쥔 트럼프는 사실상 '대세론'에 올라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후 3시(동부시간) 마감된 네바다 코커스의 85% 개표가 이뤄진 오후 8시 현재 클린턴 전 장관의 득표율은 52.5%를 기록해 47.4%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CNN을 비롯한 미 언론은 클린턴 전 장관이 네바다 코커스에서 중요한 승리를 챙겼다면서 '샌더스 돌풍'에 쫓기던 그녀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CNN 입구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에게 다소 뒤지는 것으로 나온데 이어 개표 초반 엎치락뒤치락하는 초박빙 접전을 펼쳤으나, 라스베이거스 등 히스패닉계가 많은 지역의 개표가 점차 진행되면서 샌더스 의원과 격차를 벌려 다소 여유 있게 승리했다.
그녀는 승리가 확정되자 라스베이거스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인들은 화낼 권리가 있다"며 동시에 미국인들이 "진짜 해결책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네바다 주는 히스패닉 인구가 17%를 차지하고 45세 이상 유권자가 66%에 달해 소수인종과 장년층의 강한 지지를 받아온 클린턴 전 장관이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샌더스 의원의 선전으로 표 차이는 크게 나지 않았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자신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오는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와 최대 승부처인 3월1일 '슈퍼 화요일' 대결을 앞두고 귀중한 승리를 챙김으로써 한층 유리한 입장에서 레이스에 임할 수 있게 된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샌더스 의원은 네바다 승리를 위해 총력을 쏟아부었으나 역부족을 확인함에 따라, 향후 클린턴 전 장관의 강세 지역인 남부 위주의 대결에서 어려운 싸움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 언론은 "클린턴 전 장관이 승리함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안도하게 됐다"며 "그러나 샌더스 의원이 선전했기 때문에 싸움은 길고 험난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공화당의 트럼프는 이날 오후 7시 마감된 경선의 21% 개표가 이뤄진 오후 8시5분 현재 34.2%의 득표를 얻어 승리를 확정 지었다.
21.5%의 득표율을 기록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과 21.4%의 득표율을 보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는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8.4%의 득표율로 4위에 머물렀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는 2차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이어 2연승을 챙김에 따라 '아웃사이더 돌풍'을 넘어 사실상 '대세론'을 굳히는 단계로 나아갔다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루비오 의원이 크루즈와 2위 싸움을 벌이는 등 선전함에 따라 '트럼프 대항마'를 찾는 미 공화당 주류의 그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부시 전 주지사는 '졸전'을 면치 못해 경선 중도 하차를 고려해야 할 지경에 처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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