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이헌 부위원장 사퇴하기로

12일 기자회견 열고 공식 입장 밝힐 듯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헌 부위원장(겸 사무처장)이 임명 6개월 만에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1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특조위가 진상규명 활동은 제대로 하지 않고 엉뚱하게 정부 책임론만 제기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를 바로잡으려 노력했지만 이제는 더 버틸 힘이 없어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특조위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이 같은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새누리당의 추천을 받은 전임 조대환 부위원장이 특조위 운영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사퇴하자 그 다음달 새누리당 추천으로 후임에 임명됐다.

보수 성향의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특조위에 참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임 조 부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특조위가 정치적으로 편향됐고 운영 방식에 문제가 많다"고 비판하며 특조위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작년 11월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조사해 달라는 신청을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한 데 반발해 다른 여당 추천 위원들과 함께 이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는 당시 "특조위 부위원장이자 상임위원, 사무처장임에도 특조위 '주도 세력'으로부터 배제돼 직원에 대한 지휘감독권, 위원회 운영, 대언론업무 등 고유 권한마저 유명무실해졌다"며 날을 세웠다.

이 부위원장은 "특조위는 이제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절벽이 됐다고 느낀다. 뛰어내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부위원장은 1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세한 사퇴 이유를 밝힐 예정이다. 이어 15일 열리는 특조위 전원위에서 사퇴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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