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최경환, 말 걸러서 해야"…비박계 역공

비박계 집단 회동에 친박도 '부글부글'…김태흠 "김무성 물러나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주말 비박계 의원 50여 명과 집단 회동을 했단 소식이 알려지며 당내 친박계가 강력 반발하자, 다시 비박계가 역공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경제부총리 자리를 떠나 최근 당에 복귀한 최경환 의원이 "대통령 모시라고 당선된 TK(대구·경북) 의원들은 뭐했느냐"며 '진박 마케팅'에 몸소 뛰어든 것을 두고 '말을 걸러서 하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 의원은 지난달 30일 대구를 방문해 "박 대통령이 국회에 발목 잡혀서 하도 답답해서 도와달라고 한 말이 '진실한 사람'이다. 그걸 갖고 진박이니 하며 코미디처럼 조롱해서야 되겠느냐"면서 현역 TK 의원들을 비난했다.

특히 그가 이 같은 말을 한 장소는 하춘수 전 DGB금융지주 회장의 새누리당 대구 북갑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서라는 점에서 주목도는 더 컸다. 하 예비후보는 지난달 20일 대구 서구에 출마하는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이른바 '대구 진박 후보 6인'과 식사회동을 한 인물이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이에 대해 1일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과 한 인터뷰에서 "최경환 의원은 말씀을 걸러서 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제가 누차 말씀드렸지만, 특정 지역에서 특정 후보나 특정 어떤 계파들을 지원해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은 해당 지역에서는 어떤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른 지역에는 상당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 등 친박계가 하고 있는 '진박 vs. 비박' 가르기 행태가 수도권에선 당 전체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인 박민식 의원도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한쪽 편을 너무 드러나게 손을 들어주면 그것이 새누리당의 공정한 경선에 도움이 되겠는가"라면서 최 의원의 '진박' 마케팅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달 31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있었던 김 대표와 비박계 의원 50여 명의 회동에는 "저 스스로도 저분이 굳이 계파를 따지면 비박인가 하고 의심할 만한 사람들도 많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당일 회동을 두고 일각에선 '최경환 복귀를 전후로 한 친박계 릴레이 회동에 맞불을 놓는 비박계의 세 과시'란 해석을 내놓지만, 그럴만한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홍일표 의원은 당내 친박계가 김 대표에 대해 "어떤 때는 비판 거리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오로지 흡집내기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PBC) 라디오 <열린 세상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50인 만찬에 대해 "친박계에서 대표가 줄 세우기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지금 현재 상향식 공천 하에서 대표의 영향력이 과연 있는지가 의문스럽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김무성 대표가 최고위원회라든가 당내에서도 얼마나 많은 비판도 그냥 공공연하게 받고 있나"면서 "제가 볼 때는 어떤 때는 비판 거리도 안되는 것 가지고 오로지 흠집내기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비판도 많이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에 당내 친박계가 집단적으로 들고 일어났던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아예 현역 TK 의원들이야말로 "박근혜 정부에 안정적 운영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받침한 분들"이라며 적극 감싸고 나섰다.

그는 이날 교통방송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하며 최 부총리를 향해서는 "새로 도전하는 인사들을 치켜세우는, 그런 측면에서의 발언은 어떤 발언도 할 수 있겠지만 그걸 위해서 기존 의원들을 무작정 비판하고 또 폄하하고, 훼손시키는 그런 발언은 신중해야 될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김 대표와 비박계 인사 50여 회동을 두고 당내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제정신인가"라고 물으며 "이럴 거면 당 대표직 내놔야 한다"고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의 이 같은 거듭되는 충돌은 당 지도부들이 비공개로 논의하고 있는 공천관리위원장 및 위원 인선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향후 253개 지역에서의 당내 경선을 관리하게 될 이 조직을 구성하기에 앞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신경전 갈수록 고조되는 모습이다.

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날 오전에도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결국 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내 친박계는 대구 출신의 이한구 의원을, 비박계는 김황식 전 총리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인선해야 한다며 갈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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