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123년 역사 국제평화기구 평화상 수상

[언론 네트워크] "강정 평화 활동에 세계적 관심 필요" 호소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회가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통한 세계평화 기여를 인정받아 국제평화국(IPB, International Peace Bureau)의 '션 맥브라이드 평화상'을 수상했다.

25일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IPB가 두 차례 레닌평화상을 수상하고 197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션 맥브라이드를 기리기 위해 해마다 평화에 기여한 단체나 개인에게 수여하는 션 맥브라이드 평화상의 2015년 수상자로 북아프리카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람페두사와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벌여 온 강정마을회가 이름을 올렸다.

고권일 마을회 부회장 겸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23일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열린 평화 컨퍼런스 겸 시상식에서 평화상을 받았다.

고 부회장은 "제주해군기지는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큰 우려를 주고 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의 강정에서의 평화 활동에 세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뒤이어 2013년 만들어진 레지스 트렘블레이 감독의 '고스트 오브 제주'가 방영되었다. 이 영화는 제주 4·3의 비극의 이면에 위치한 미국의 책임을 드러낸 작품이다.

▲ 23일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열린 IBP 션 맥브라이드 평화상 수상식에 참석한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가운데) ⓒ강정마을회

이번 수상은 세계적으로 정부조직과 비정부조직 사이 교섭 등 가교역할을 맡고 있는 최고(最古) 국제평화기구로부터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이 그 가치와 영향력을 인정받았다는 데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연스레 2007년 4월 26일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고 부회장이 평화상을 받은 23일은 강정 주민 1200여명 중 불과 87명만이 참석한 채 마을 정관까지 어겨가며 소집된 임시총회를 통해 박수로 해군기지가 유치 결정된지 3103일째 되는 날이다.

그 동안 강정 주민과 평화활동가, 시민사회 등은 매년 여름 생명평화대행진을 개최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번갈아가며 해군기지 인근에 상주하며 반대운동을 벌여왔다.

그 사이 수백년째 평화롭게 이어져 오던 강정의 평화 공동체는 붕괴됐고, 주민들은 정신적·물질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보수세력과 일부 언론들은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펼치는 주민과 평화활동가에게 색깔론을 들이대고 있다.

현재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강정마을회에 부과된 벌금은 4억원이 넘으며 이번달에는 국방부가 군 관사 건립에 따른 행정집행비용 8970만원을 납부하라는 독촉장을 마을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정부는 '벌금'과 함께 '속전속결'로 해군기지 반대 운동에 대응해왔다. 지난 달 기준으로 제주해군기지의 공정률은 89%, 올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평화활동가인 최성희씨는 이번 수상을 두고 "주민들과 지킴이들에게 힘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평화상은 강정마을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군사기지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지닌 평화의 염원에 주는 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IPB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평화단체로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각국의 완전 군축 실현과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1892년에 설립됐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10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 IPB에서 강정마을회에 수여한 메달. ⓒ강정마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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