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문재인 재신임 철회' 요청 결의…봉합 될까?

비주류에도 '문재인 흔들기' 중단 요청…문재인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 이 시각 이후 당은 정부-여당의 민생 파탄 등 실정을 바로 잡고 수권 정당으로서의 역량을 높이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한다.
* 국정감사·예산 투쟁·입법 등 정기 국회에 전념할 것을 약속한다.
* 오늘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문 대표의 재신임을 확인한다.
* 더 이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분열적 논란을 배제한다.
* 당 대표는 당의 단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다른 견해를 가진 분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20일 오후 소집된 새정치민주연합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가 3시간 가까운 논의 끝에 내린 결과다. 재신임 강행 의지를 비쳐온 문 대표에게는 투표 단념을, 대표 사퇴 등을 요구해 온 당내 비주류에겐 '흔들기 중단'을 동시에 요청하는 모양새다.

이로써 주류-비주류의 정면충돌 양상은 '일단정지'된 셈이나 이 날의 연석회의 결과가 당내 갈등의 종식 수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엔 당 안팎에서 회의적 시선이 나오고 있다.

당장 이날 회의가 비주류 측의 대거 불참 속에 진행된 데다, 문 대표와 대척점에 서 왔던 안철수 의원은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주류의 한명숙 전 총리 '감싸기'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선 점이 이 같은 회의론을 키우고 있다. (☞ 관련 기사 : 안철수, '반부패' 내세워 문재인과 선 긋기)

문 대표는 회의 결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저녁 당내 중진 의원인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과 이종걸 원내대표를 국회에서 만나 직접 연석회의 결의 내용을 전해 들은 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고 박 전 부의장은 전했다. "그 뜻을 존중해서 하루이틀 생각해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는 답도 내놨다고 한다.

박 전 부의장은 "내일쯤엔 대표의 거취 논란은 종결되리라고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 대표 또한 3자 회동 후 직접 기자들을 만나 "우리 중진 의원들께서 중심이 되셨고, 아주 바쁜 시기에 많은 의원님들과 당무위원님들 함께 모여서 논의한 것이기 때문에 오늘 결의는 저로선 아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조금 더 숙고해서 이른 시간 내에 내일 정도에는 가부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비주류 불참 회의 결과에 '흔들기 계속' 우려도 여전

이날 연석회의에는 의원 81명과 원외 당무위원 12명 등 총 93명이 참석했다고 김성수 당 대변인은 전했다. 이들은 대체로 친문(文), 범친노(盧) 등으로 분류되는 당 주류 인사들이다. 회의에서는 이 때문에 '흔들기 중단' 결의에 의견이 모이더라도, 구속력이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으로 홍의락 의원은 "우리는 봉합하려는 것이나 과연 (봉합이) 되느냐"면서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재신임 투표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비공개 회의 중에 말했다. 김광진 의원도 "우리가 이렇게 결의하고 추인하면 (갈등이 봉합) 되느냐 의문이다. 여기에 안 온 사람들이 내일 (당 대표를 또다시) 흔들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논의 끝에 재신임 투표 철회 요청 쪽으로 일단 의견을 모았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앞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끼쳐드리지 않고 난마와 같이 흩어진 민생 파탄 등의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고 박근혜·새누리당 정부에 대한 수권 의지를 보이기 위한 어떤 노력도 다하겠다고 결의했다"고 회의 결과를 전했다.

'문 대표가 끝내 재신임 투표 의사를 철회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주류 쪽 우려에 대해선 박 전 부의장은 "더 이상 소위 분열적 논란, 거취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없는 한 이 안은 받아주셔야 할 것"이라고 문 대표를 향해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또 "중앙위원회, 중진회의에 이어 연석회의까지 세 번에 걸친 재신임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 그만큼 무게가 있는 것"이라면서, 비주류 쪽을 향해서도 "오늘 참석했던 분들이나 중진 의원들도 더는 대표 거취와 관련된 소모적 논란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초선 의원의 약세 지역 고군분투기에…

김성수 대변인은 "회의장에서 박수현 원내대변인이 한 절절한 호소에 많은 의원이 공감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격려의 손뼉을 치기도 했다"면서 초선인 박 원내대변인의 비공개 발언을 뒤늦게 소개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새정치연합 약세 지역이자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의 지역구인 부여·청양과 합구 가능성이 높아진 충남 공주에서 고군분투기를 동료 의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재선을 위해 새벽부터 버스터미널, 교회 등지를 방문하는 일상을 소개한 후 박 의원은 "호남호남 하는데 호남 민심의 정체는 '제대로 해라'라는 회초리일 것이다. 호남의 역사가 위대하지만 이러한(약세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원들의) 애절함과 비통함보다 더 위대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또 "주류 비주류가 무엇인데 그러냐. 당의 높으신 분들은 정계 은퇴 불출마 선언 이런 것을 하지만 나는 그럴 위치에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출마 선언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표 내려오라고 하면 대안이 있나. 대안이 있다면 그렇게 하자. 그런데 없지 않나. 시간을 주고 기다려보자"라고도 했다.

이 외에도 초선인 최민희 의원 또한 "재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워 보이지만 대선 때 우리 당이 500표라도 더 받기 위해서 뛰고 있다"면서 당의 총·대선 승리를 위한 결속을 호소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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