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하면 해고"…공공기관 '노예 계약서' 파문

"항상 친절해야", "이적 행위 우려 있을 때 계약 해지" 조항도

환경부 산하 8개 공공 기관이 간접 고용 청소·경비 노동자들에게 "파업하면 해고", "언론에 물의를 일으키면 계약 해지" 등 조항을 담은 이른바 '노예 계약서'를 적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 18일 한국환경공단, 수도권매립지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생물자원관 등 환경부 산하 8개 공공 기관의 '청소 과업 지시서'와 '청소 용역 근로계약서'를 공개하고, "노동 3권 무력화, 각종 불공정 조항이 가득한 노예 계약서"라고 비판했다.

이들 공공 기관은 '과업 지시서'를 통해 "용역 수행과 관련해 언론 및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 시 계약 해지(국립생물자원관)", "파업 등 규율과 질서를 문란케 했을 때 징계 및 해고(국립생물자원관)" 등을 적시했다.

특히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이적 행위를 했거나 행할 우려가 있을 때 계약 해지" 조항을 둬, 노동자를 잠재적인 '이적 행위자'로 보고 있다고 지적받았다.

국립환경인력개발원은 경비 노동자에게 "이용자들에게 불쾌함을 주거나 분쟁을 초래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항상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지시서를 내 '지나친 감정 노동을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밖에도 대표적인 불공정 조항으로 "공단은 부적당한 근로자의 교체를 언제든지 요구할 수 있다(국립공원관리공단)", "일반 청소를 했더라도 담당 공무원이 불결하거나 불완전하다고 인정해 재청소를 명할 때는 기간, 장소, 횟수에 관계없이 지체 없이 재청소를 실시해야 한다(국립생태원)" 등이 꼽혔다.

우 의원은 이러한 독소 조항들이 정부의 '공공 부분 용역 근로자 보호 지침'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환경부 산하 기관은 즉각 '용역 근로자 보호 지침' 준수 실태를 조사하고, 시중 노임 단가 지급, 노동 3권 침해 조항 삭제 등 보호 지침 준수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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