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측 군인 부상 유감"…남 "확성기 방송 중단"

남북, 무박 4일 협의 끝에 한반도 긴장 완화 합의

남북이 약 44시간의 고위급 접촉 끝에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합의안을 25일 타결했다. 북한은 지뢰 폭발로 인해 남한 군인이 부상을 입었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남한은 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남측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북측 황병서 총정치국장, 김양건 대남 담당 비서 및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22일부터 25일 0시 55분까지 고위급 접촉을 진행했다. 김관진 실장은 이날 오전 2시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남북 공동 보도문을 발표했다.

보도문에는 우선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북한이 사실상 지뢰 폭발에 대해 사과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이에 남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보도문에는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고 적시했다.

▲ 지난 22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접촉이 열렸다. 시작 전 악수하고 있는 양측 대표단. 오른쪽부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양건 북한 대남 담당 비서 및 통일전선부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통일부

김 실장은 "지뢰 도발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고 재발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다"며 "북한은 (그동안) 불안과 위기를 조성하고 양보를 받아냈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것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실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그냥 중단하는 것이 아닌,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 아래 중단하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번 접촉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어떤 조건 하에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인지를 고민했다"면서 "재발방지와 연계시켜서 조건을 붙인 것인데,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뢰 도발을 포함해 일련의 사건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려 했다. 그런 과정에서 협상이 대단히 길어졌고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재발방지를 끈질기게 요청한 이유는 이게 안 되면 도발 사례가 또 생기고, 도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남북 양측은 이외에도 이번 접촉을 통해 △남북 당국 회담 개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다양한 분야의 민간 교류 활성화 등에 합의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우선 다음 달 초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접촉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협의도 진행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지금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음은 공동 보도문 전문이다.

남북 고위당국자접촉 공동보도문

남북 고위당국자접촉이 2015년 8월22일부터 24일까지 판문점에서 진행되었다.

접촉에는 남측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의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참가하였다.

쌍방은 접촉에서 최근 남북 사이에 고조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하였다.

4. 북측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실무접촉을 9월초에 가지기로 하였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2015년 8월 24일
판 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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