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무성 저격…"오픈프라이머리 반대"

박근혜 인기 떨어지면 친박이 불리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친박계가 반격을 가하고 있다. 김 대표의 공천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계파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는 100% 국민 경선에 의한 공직 후보자 선출 방식을 의미한다. 당원과 일반 국민이 동등한 입장에서 '완전국민경선'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는 현역 후보보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망 있는 후보가 유리할 수 있는 방식이면서도, 다른 측면에서 정치 신인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이 유리한 방식일 수 있다는 상반된 평가가 공존한다.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양가성이 있는 제도다.

그러나 친박계가 정면으로 제동을 걸면서 계파 간 셈법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질적 기득권을 쥐고 있으나, 정치적 영향력 측면에서 다소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친박계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제도로 결론을 내린 듯한 모양새다.

여기에는 내년 총선 때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면, '충성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오픈프라이머리에서 친박계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친박 핵심 중 하나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홍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오픈 프라이머리는 우선 야당이 동의해야 하는데, 야당이 우선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 동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겸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도 전날 "(오픈프라이머리는) 이론적으로 가능해도 현실에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결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당 대표가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김무성 대표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가운데 "오픈프라이머리, 의원 정수, 권역별 비례대표제, 공천권 등이 쟁점이 되고 있는데 한없이 회의감을 느낀다"고 김 대표 면전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김 대표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미 당론으로 채택까지 했다. 그런 가운데 친박이 '결사 반대'에 나선 것이다. "야당의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윤 의원과 홍 의원의 표면적인 주장이지만, 청와대 기류도 오픈프라이머리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친박계가 김 대표의 '공천 개혁' 방안에 제동을 놓은 모양새인데, 내년 총선 공천권을 비박에 내주지 않으려는 친박계의 '김무성 흔들기'가 본격화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무성 대표 측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완전한 오픈 프라이머리를 실시하긴 좀 어렵다"면서도 "당헌당규상 상향식 공천제를 실시해야 하는데, 그러면 국민 참여 비율을 어느 정도 할 것이냐, 이런 논의가 앞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당원 50%, 일반 국민 50%의 룰로 당내 선거를 치렀다. 일반 국민 100% 참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일반 국민 참여 비율을 70%나 80%로 끌어올리는 방안이 일각에서는 논의되고 있다. 김 대표는 여전히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지만, 김 대표 측근들은 '출구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반 국민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 자체가 친박계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향후 '공천 룰'을 두고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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