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 핵실험 여부, 미국에 달려있다"

美의 대북 적대 정책 전환 촉구…김정은에 대해선 "역동적 리더십"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북한 대표단이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미국에 달려있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6일(현지시각) 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세계무역센터(PWTC)의 미디어센터 기자회견장에서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면서 자신들은 "핵 재앙으로부터 주권과 인민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방안을 갖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강조했다.

▲ 북한 ARF 대표단 일원인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리 전 차석대사는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계기로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주권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미 과학, 경제적 발전을 위해 인공위성 발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왔다"며 "이런 인공위성은 국제사회의 축복 속에서 주권 존엄과 국가적 자긍심으로 계속 발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스로를 북한 리수용 외무상의 대변인이라고 소개한 리 전 차석대사는 리 외무상이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언급한 내용을 전했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역내 헤게모니 회복을 위해 북한을 계속 대규모 군비 증강을 동반한 군사동맹 강화 구실로 삼는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제2차 한국전쟁 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전 차석대사는 "우리는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하든 어떤 전쟁에도 맞설 힘을 갖추고 있다"며 "어떤 전쟁이든 전쟁은 하나의 결과, 조국통일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는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 전 차석대사는 "미국이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라며 "미국이 대담한 정책 변화를 하기에 늦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리 전 차석대사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전 세계가 김정은 위원장의 역동적인 리더십을 목도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핵·경제 병진 노선에 대해서는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북한 경제는 상승국면"이라며 김 위원장과 체제에 대한 대외 이미지 개선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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