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출범회의에 참석, 대회사를 통해 "우리 정부는 남북한의 모든 현안을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은 전제 조건만 제시하며 호응해오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도 이제 용기있게 대화의 장으로 나와서, 남북한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을 함께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강한 힘과 용기있는 결단으로 지켜진다"면서 "기존의 남북간 합의서들은 하나같이 평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의 두려움이 사라졌던 시기는 한순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2년 6월 제2 연평해전을 언급, "국민이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던 때에도 서해 앞바다에서는 꽃다운 젊은이들이 조국을 지키다 목숨을 잃었다"며 "평화는 말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역사가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북한 핵개발에 대해 "우리 민족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동시에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최근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한 몇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결국 북한 체제의 불안정만 증대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생·경제 인프라 구축,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지원 등 핵을 포기할 경우 지원 계획을 거론, "북한은 핵이 체제를 지킬 것이라는 미망을 하루속히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복귀하는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에 대해 "대한민국이 더 큰 비상을 이루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지난 70년간 우리의 마음을 짓눌러 온 '분단국가'의 현실"이라며 "지난 70년간 끊어졌던 국토의 허리를 다시 잇고 한민족이 다시 하나가 될 때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크게 비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기본이 바로 서면 길이 열린다'고 한다. 우리가 분명한 비전과 원칙을 갖고 끈기있게 통일을 준비해나가면 평화통일의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라며 "그 길을 민주평통자문위원 여러분께서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사에는 새로 위촉된 자문위원 1만9947명 가운데 1만2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특히 지난달 30일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으로 주최한 북한이탈주민 합동결혼식 신랑·신부 80쌍이 초대됐다.
박 대통령은 "남한 출신과 북한 출신이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분들을 비롯해 새롭게 가정을 이룬 북한이탈주민 부부들도 계신데, 남북 주민이 하나가 될 수 있는 희망의 상징과 같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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